[포쓰저널=강민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월 중하순께 평양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방북이 실현되면 김대중(2000년), 노무현(2007년) 전 대통령에 이어 현직 대통령으로는 세번째로 평양을 방문하는 것이 된다.

남과 북은 13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4.27 판문점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진행했다.

남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수석 대표로 참석했다.

양측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쌍방은 판문점선언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회담에서는 또한 일정에 올라있는 남북정상회담을 9월 안에 평양에서 가지기로 합의하였다"고 했다.

양측은 당초 기대했던 바와는 달리 문 대통령의 방북일정과 남북 정상회당 일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9월안에 평양에서'라는 양측의 합의는 4·27 판문점선언에 명시한 ‘가을 정상회담 개최’보다는 구체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상회담 날짜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돌발상황이 있을 경우 연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날 브리핑에서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그리고 방북단의 규모 등이 합의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근거 없이 말하는 게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남측은 정상회담을 8월 말이나 9월 초 열 것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진다. 

날짜 확정을 놓고 양측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도 노출됐다.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이날 회담 종료 후 기자들에게 “날짜도 다 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회담 종료후 '9월 안'은 ‘9월10일 이후’를 의미한다고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초청하는 북측 입장이 상당히 중요하고 그런 북측 일정 상황들을 감안해 구체적인 날짜는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북측이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이전에 남측이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이행을 좀더 진척시킬 것을 압박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 위원장은 이날 종결회의에서 “북남회담과 개별 접촉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탄생할 수 있고, 일정에 오른 문제들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면서 “쌍방 당국이 제 할 바를 옳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회담에서도 철도·도로 등 문제에서 속도를 내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그동안 남측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등을 의식해 남북경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을 표시해왔다.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전날 “관계 개선의 거세찬 실천적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 조성에 그치고 있다”며 “미국의 대조선 제재 책동과 그에 편승한 남측의 부당한 처사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리선권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조명균 장관은 “판문점선언 이행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서로 잘 해나가야 한다는 일반적인 지적”이라고만 했다.

문 대통령의 방북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6.13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협화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지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북측도 이날 고위급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기대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리선권 위원장은 "일정에 오른 모든 문제를 진척시키는 데 있어서 쌍방 당국이 제 할 바를 옳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평양정상회담 직후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원포인트 회담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9월말 유엔 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이끌어내는 것이 문 대통령의 목표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