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추진 '한중문화타운' 여론악화에 백지화
'인보사' 파문 이웅열 재판 와중에 이미지 또 추락

'차이나타운' 논란을 빚고 있는 강원 홍천 일원의 '한중문화타운'과 관련해 '동북공정의 교두보'라고 주장하는 강원 춘천의 보수 시민사회단체가 22일 강원도청 앞에서 건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코오롱이 겹겹이 쌓이는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의 '인보사' 파문으로 총수인 이웅열(65) 전 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룹 후계자인 이규호(37) 부사장이 몸담도 있는 코오롱글로벌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한중문화타운’ 조성사업을 여론에 밀려 결국 중도 포기하게 됐다.

27일 강원도와 코오롱글로벌 등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는 전날 강원도에 낸 입장문을 통해 한중문화타운 조성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글로벌은 “해당사업은 국민청원과 일부 언론보도와 달리 집단주거시설로서의 ‘차이나타운’이 분명히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사실관계와 별개로 국민청원에 참여한 65만명의 마음도 살펴보지 않을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회사는 ‘한중문화타운’ 사업계획을 전면재검토하겠다”며 “관련기관들과도 빠른 시간내 협의절차를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중문화타운은 코오롱글로벌과 강원도가 손잡고 홍천군 북방면 일원에 추진해온 테마형 관광단지다. 2018년 강원도와 코오롱글로벌이 업무협약을 맺으며 시작됐다.

지난해 1월 자본금 50억원 규모의 특수목적법인(SPC)도 설립됐다.

코오롱글로벌은 이곳에 한류영상테마파크, 중국 전통 정원, 중국 푸드존 등을 조성해 중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었다.

일각에서 '차이나 타운' 조성 작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반중 정서와 맞물려 여론이 급속히 악화됐다.

지난달 29일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국민청원에는 66만명이 넘은 누리꾼들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국민들은 대체 왜 우리나라 땅에서 중국의 문화체험 빌미를 제공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중국에 한국 땅을 주지 말라”라며 사업 철회를 요구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약 2년동안 중국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한중문화단지' 개발을 추진했지만, 반대여론을 맞아 시작도 안해본 상태에서 사업을 재검토하게 됐다"며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그룹 내 알짜 계열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와중에도 영업이익 1763억원으로 전년의 1255억원에서 40.78% 늘었다. 순익도 804억원으로 전년(336억원) 대비 139% 급증했다.

코오롱글로벌 지분은 지주사인 코오롱이 75.23%를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 최대주주는 이웅열 전 회장으로 지분율은 49.74%다. 이 전 회장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사기 의혹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28일 속행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 전 회장의 아들인 이규호씨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코오롱글로벌 주가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다 이날엔 오후 12시 15분 현재 전날 대비 5.28% 떨어진 2만43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강원도에 조성될 계획이었던 '한중문화타운'에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27일오전10시기준 66만명의 동의를 얻는 등 논란이 됐다./캡쳐=청와대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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