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등 규제 강화 움직임에 불확실성 고조
지난해 말이후 유동성 장세로 급격한 상승 '거품론'

[포쓰저널=오슬기 기자] 비트코인 등 암호화페 가격이 급격한 가격조정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미국 시장에서 한달여 만에 5만달러 선이 깨지면서 시가총액도 1조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최근 열흘새 10배 가량 급등했던 도지코인은 상승폭의 절반을 반납한 상태다.

20일 빗썸 상장 직후 10만% 초급등했던 한컴의 아로와나토큰도 사흘만에 고점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올들어 암호화폐 시장이 역대급 유동성 유입과 함께 투기광풍에 휩싸이면서 단기간에 가격이 지나치게 오른데다 미국와 한국 등 주요국 금융당국이 잇따라 암호화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노골화한 것 등이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특정금융거래정보의보고및이용등에관한법률(특금법) 시행으로 인한 시중은행들의 실명계좌 개설 거부 및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 등 규제리스크가 급격히 강해진 것이 시장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23일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567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직전 24시 전에 비해 14%정도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14일 코인베이스 상장과 함께 8148만7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9일 연속 곤두박질 치고 있다. 고점 대비 30% 이상 빠진 셈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은 한국에서와 거의 같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같은 시각 비트코인 가격은 4만992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5만달러 아래로 내려온 건 3월8일 이후 한달 보름만에 처음이다.

월간 기준으로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보인 건 작년 10월 이후 7개월만에 처음이다.

비트코인 월간 가격추이. 지난해 10월 이후 급등세를 이어오다 이달들어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자료=코인마켓캡

최근 급등한 알트코인들도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거론 이후 급등한 도지코인의 경우 이날 0.2달러 선에서 거래중이다. 24시간 전에 견줘서도 27%가량 하락했다.

코인마켓켑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이달 10일만 해도 0.06달러 선에 불과했지만 이후 급등해 16일엔 0.45달러 까지 치솟았다. 열흘새 700% 이상 급등한 셈이다.

도지코인은 개발자들이 재미삼아 만들어 본 것으로 아무런 실물 기반이 없는데도 머스크의 언급만으로 급등하면서 세계적인 '묻지마' 투자 광풍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로와나토큰이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컴 계열사가 금거래를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진 아로와나는 20일 빗썸에 시초가 50원으로 상장됐다. 그런데 상장하자 말자 급등하더니 한때 5만3800원까지 치솟았다.

순식간에 가격이 1000배 이상 오른 셈이다.

하지만 이후 곧바로 가격이 꺽이면서 현재는 1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아로와나토큰 가격 추이(1시간 단위)./자료=빗썸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에 대해선 월가의 낙관론 베테랑들도 최근엔 하락장을 예고하고 있다.

21일(미국 시간) 판카즈 발라니 델타엑스체인지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4만달러 정도로 조정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50일 이동평균선은 작년 10월 이후 비트코인 가격을 지탱한 주요 요소"라며 "이번에는 비트코인의 모멘텀이 꺼져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 했다.

17일(현지시간) 터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 금지 카드를 꺼내들고 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혐의로 몇몇 기업을 고발할 예정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미 재무부는 아직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암호화폐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암호화폐의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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