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고객 투자금 회수 목적…DLS 발행사에 소송 제기"
NH증권 "금융상품 발행했을 뿐…홍콩 운용사 소송 준비 중"

삼성생명과 NH투자증권./ 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수백억원대의 투자금이 물려있는 금 거래 관련 무역금융 사모펀드를 판매한 삼성생명이 환매 연기가 길어지자 발행사인 NH투자증권에 소송을 제기했다.

14일 삼성생명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유니버스 인컴 빌더 펀드 링크드 DLS(파생결합증권)’ 환매 연기와 관련해 지난해 말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펀드는 홍콩에서 금 실물을 거래하는 무역업체에 신용장 개설을 위한 단기자금 대출을 제공하고 연 4% 수준의 이자 이익을 얻는 구조로 설계됐다.

홍콩 자산운용사인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WMG)이 운용을 맡았다.

상품을 설계한 건 홍콩 투자 자문사 유니버스아시아매니지먼트(UAM)다.

NH투자증권이 해당 펀드를 기초로 한 DLS를 발행했고, 삼성생명 신탁 채널을 통해 주로 판매됐다.

해당 펀드는 시리즈 상품으로, 2019년 4~12월 1800억원 어치 판매됐다. 3차 펀드까지 판매된 약 1200억원 어치는 정상적으로 환매가 완료된 상태다.

문제가 된 것은 2019년 11월과 12월에 판매된 4차, 5차 펀드다.

각각 6월 8일, 7월 16일이 만기일이었나, 한 차례 만기 연장에도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서 환매가 연기됐다.

환매 연기가 통보된 펀드 규모는 총 614억원으로, 삼성생명(534억원) 판매분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8월 NH투자증권은 코로나19 여파로 금 관련 실물거래에 차질이 생기면서 환매가 늦춰지고 있다는 내용을 삼성생명에 전달했다.

홍콩 현지 운용사가 당시 2021년 5월까지 환매하겠다고 일정을 조정했으나 이행되지 않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상적인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객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생명은 고객 보호를 위해 지난해 9월 이사회 의결을 거쳐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50%를 선지급한 상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해당 소송은 지난해 말 제기된 건으로, 대응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라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삼성생명 신탁부를 상대로 금융상품을 발행해 준 것일 뿐”이라며 “현재 현지 로펌을 선정하고 운용사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송 기일은 아직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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