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조혜승기자]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의 여성혐오 발언과 폭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5일 서울 을지로 하나카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장 사장이 공식 임부서장 회의 자리에서 여성 혐오적 표현과 임직원들을 향한 폭언을 쏟아낸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며 “하나카드 내 성희롱 문제,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적극 해결하고 조직문화를 바꿔나가야 할 최고경영자가 오히려 앞장서 조직문화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강원 여성위원장은 “여자가 없는 자리라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해명이라니, 주요 임원, 부서장 회의에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이 자랑인지 묻고 싶다”며 “남성들은 그런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막말을 들어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장 사장은 공식 회의 자리에서 ‘예쁜 여자는 단가가 있다’ ‘카드를 고르는 것은 룸살롱의 여성이 아닌 같이 살 와이프를 고르는 일이다’ 등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 또 회의 참가자들을 향해 “죽여 버릴거야” 등의 욕설과 막말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확인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장 사장은 “오해받을 수 있는 단어를 언급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노조는 장 사장의 사건 보도 이후 태도를 지적했다. 장 사장이 해명도 사과도 아닌, 발언 이후 침묵을 유지한 채 재발방지와 조직문화 개선 위한 후속 대응이 없는 데다가 ‘여성혐오기업’ ‘막말기업’ 등 하나카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노조는 장 사장의 연임을 확정한 인사권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노조는 “김 회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김 회장과 장 사장은 더 이상 구성원들의 노고로 쌓아 올린 하나금융, 하나카드의 명성에 흠집을 내지 말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했다.

노조는 아울러 고용노동부에 대해서도 장 사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즉각 실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무금융노조연맹 여성위원회는 장 사장이 사장직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투쟁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7일 오후 후속 기자회견을 열고 장경훈 사장과 김정태 회장 규탄에 나섰다. 최근 하나은행 지점정이 여성 고객을 불러 술자리한 의혹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하나카드 노조는 지난달 30일 하나카드 대표이사실을 점거해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장 사장은 2019년부터 하나카드 대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2월 실적 개선 등 이유로 연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