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禁女)의 벽' 깨지는 현대차그룹

현대차·모비스·제철·건설·글로비스 여성사외이사 사상 첫 영입
정의선 회장 세 누나 정성이·정명이·정윤이도 경영보폭 확대 전망

염지은 승인 2021.03.23 06:36 의견 0
사진 시계 방향으로 기아 조화선 사외이사, 현대제철 장금주·현대차 이지윤·현대모비스 강진아·현대글로비스 윤윤진·현대건설 조혜경 사외이사 후보./사진=각 대학


[포쓰저널] 현대차그룹 금녀(禁女)의 벽이 깨지고 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이 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역대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여성 사내이사 5명을 발탁하며 여성 임원을 대거 늘린 바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현대차의 여성 임원은 약 20명에 달한다.

2020년 2월 공포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제165조의20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는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할 수 없도록 했다. 계도기간을 거쳐 2022년 8월 5일부터 시행되지만, 올해 주총부터 기업들이 앞다퉈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고 있다.

기아는 22일 현대자동차그룹 중 가장 먼저 주주총회를 열고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서울 양재동 기아 본사에서 열린 제 7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화순(55)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정관 조항 신설안도 의결했다.

조화순 교수는 기아의 처음이자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다. 개정상법에 따라 분리 선출해야하는 감사위원을 맡는다.

정치학자 중 처음으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출된 조 교수는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로 평가된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조교수를 거쳐 연세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23일에는 현대제철이 인천광역시 베스트웨스턴하버파크호텔에서 제 5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장금주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회계·세무 전문가인 장금주 교수는 한국윤리경영학회 수석부회장, 한국회계정책학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24일에는 현대자동차가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제53기 정치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이지윤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공과대학 항공우주공학과 부교수를 선임한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항공우주공학 분야 전문가다. 2019년 국내교수 최초로 미국항법학회 이사로 선출됐으며 미국 연방항공청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차 미래 주요 먹거리 사업 중 하나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에 있어 조언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같은날 현대모비스는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제 44기 정기주총을 열고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선임한다.

강진아 교수는 기술경영과 경영혁신 분야 전문가로 한국모빌리티학회 창립 이사를 맡기도 했다.

같은 날 현대글로비스도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제2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회의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윤윤진 카이스트 공과대학 건설및환경공학과 부교수를 선임한다.

복합 교통시스템 및 도시공학을 전공한 윤윤진 교수는 항공 교통관리, 도시교통시스템, 교통 및 도시 인프라 관련 빅데이터 분석 등을 연구해 왔다. 국토교통부 미래기술위원회 및 국가스마트시티위원회 등에서 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5일에는 현대건설이 종로구 현대빌딩에서 제 7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회 위원외 되는 사외이사로 조혜경 한성대 IT융합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조혜경 교수는 국내에서 드문 여성 로봇공학자로 제어로봇시스템학회 이사도 맡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카드 부문대표,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사장.


한편, 정중동(靜中動)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정의선 회장의 세명의 누나인 정성이(59) 이노션 고문, 정명이(57)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부문대표, 정윤이(53)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도 부친 정몽구(83)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경영일선 퇴진과 맞물려 경영보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 회장의 맏딸인 정성이 고문은 지난해 남편 선두훈 대전선병원 이사장이 세운 인공관절 제조업체 코렌텍 지분을 늘리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기준 코렌텍 지분은 정성이 8.15%, 선두훈 5.67%, 정명이 0.14%, 정윤이 0.07% 등이다. 정 고문의 자녀들도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둘째딸인 정명이 대표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남편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과 그룹에서 독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호텔 사업을 하고 있는 세째딸 정윤이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통합 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본격 착공되면 은둔의 경영에서 벗어나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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