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댓글로 사과?..'여성차별 논란' 기름부은 동아제약 최호진

"여자는 군대 안 가니 남자보다 월급 적게" 네티즌 폭로
최호진, 논란 커지자 유튜브 댓글 창에 "사과드린다" 적어
네티즌 "채널만 막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반발
여성계 "명백한 채용 성차별…고용부, 조사해야"
"생리대 만드는 회사서 여성 채용 차별"...불매운동 주장도

조혜승 승인 2021.03.08 17:50 | 최종 수정 2021.03.08 17:52 의견 0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유튜브 '네고왕2' 갈무리


[포쓰저널=조혜승기자] 동아제약이 여성 채용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커지자 이 회사 최호진 대표가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성의없는 대응이라는 비난과 함께 일각에서는 생리대 등 불매운동 움직임도 일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의 여성 채용 차별 논란은 5일 공개된 유튜브 동영상 ‘네고왕2’에서 불거졌다.

방송인 장영란이 동아제약을 찾아 여성용품 제품을 최대 72% 깍아서 사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해당 영상 댓글창에 한 네티즌이 “지난해 동아제약 채용과정에서 차별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순식간에 논란이 일었고 해당 영상은 이날까지 조회수 158만회를 넘겼다.

이 네티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채용 면접 당시 면접관들은 각종 질문을 한 남성 응시생들과 달리 유일한 여성 응시생인 네티즌에겐 별 질문을 하지않다가 면접이 끝날 무렵 '군대' 질문 만을 했다.

3명의 면접관 중 한명인 인사팀장이 "여자들은 군대 안 가니까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는 것에 동의하냐", "군대 갈 생각 있냐"고 물었다.

이 네티즌은 "국가에서 제게도 병역의 의무를 부과한다면 기꺼이 군대를 가겠다고 답했고, 인사팀장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노트북에 뭔가를 적었다"고 했다.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는 6일 유튜브 댓글 창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최 대표는 “관련 내용을 확인한 결과 2020년 11월 16일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 중 한 명이 지원자에게 당시 면접 매뉴얼에서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만든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지원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이번 건으로 고객분들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면접관에 대한 징계 처분과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내부 교육을 강화하겠다. 또 채용과 인사에 대한 제도 및 절차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동아제약 측은 “상황이 위중함을 인지해 대표이사 사장이 사과문을 게재했다”며 “사과문 이후 당사자 징계 등은 인사위원회를 열고 정해야 하는 사안이라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해당 네티즌은 카카오의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를 통해 “여성, 장애 등 사유로 군 면제를 받은 남성보다 군필자를 우대하는 인사제도를 구축하고 있었다는, 임금 차별을 정당화할 사내 인사제도를 구축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사과문을 유튜브 댓글로 작성하다니요. 해당 채널만 막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셨나 봅니다”라고 반박했다.

/사진=유튜브 '네고왕2' 댓글란 캡처

이후 비슷한 댓글이 이어지면서 네티즌들은 “여성 뽑기 싫으면서 여성용품 팔고 싶냐”, “동아제약 과거 남녀고용불평등법 위반해 벌금까지 냈었던 그 기업 아니냐”, “성차별하는 회사가 생리대?”, “동아제약 템포만 썼는데 성차별기업인 줄 몰랐네요”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이번 일이 단순히 한 직원의 잘못이 아닌 조직 책임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여성 근로자를 모집, 채용하는 과정에서 용모, 키, 체중 등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등을 제시하거나 요구한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된다.

차별 금지 영역은 모집, 채용부터 근로관계 종료에 이르는 고용의 전 과정이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사과문을 보면 업무 과정 중 발생한 문제를 회사가 책임지지 않고 담당자 책임으로 정리했다”며 “(이번 일은) 명백한 채용 성차별에 해당하는 만큼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개인의 일탈로 보기에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다른 면접 참가자 증언 등을 보면 동아제약의 채용 성차별은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는 의심이 든다"며 "기업이 여성 제품을 팔면서 여성을 차별한 일은 어불성설이며 이런 행동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는 (기업의) 판단이 있어야 채용 성차별 채용이 멈출수 있다"고 했다.

배 대표는 동아제약에 아직 면접당시 응시생 남녀 성비와 합격자 성비를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런 서류를 확보해 조사하면 이 회사의 '채용 성차별' 여부를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동아제약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4.21% 떨어진 채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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