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방문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
여권 중수청 추진에 "부패완판"직격
정계진출 가능성엔 적극 부인안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한 가운데 윤 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여권의 '수사-기소 분리' 검찰개혁 추진에 대해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저항의지를 분명히 했다.

총장직 사퇴 가능성엔 모호한 입장을 보였고, 정계 진출 가능성은 부인하지 않았다.

윤 총장의 발언은 임명직 공무원이 할 수 있는 발언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사실상 '정치 투쟁'의 행보를 본격화한 것으로 읽힌다.

윤 총장은 이날 대구고검·지검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다"며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추진을 직격했다.

이어 "이는 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맹비난 했다.

또 "정치·경제·사회 제반 분야에서 부정부패에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정부패 대응은 적법 절차와 방어권 보장, 공판중심주의라는 원칙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며 "재판의 준비 과정인 수사와 법정에서 재판 활동이 유기적으로 일체돼야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수청 반대를 위해 총장직도 사퇴할 용의가 있냐는 질문엔 "지금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정계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이 아니다"라며 굳이 부인하려고 하지 않았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전날 "자중하라"고 했던 것에 대해선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대구 방문의 의미에 대해서는 "제가 늦깎이 검사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초임지이고, 이곳에서 특수부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 어려웠던 시기에 저를 따뜻하게 품어준 고장"이라며 "5년 만에 왔더니 감회가 특별하고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윤 총장은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팀장 시절 항명 사건으로 2014년 1월 좌천성 인사를 당해 대구고검 검사로 근무한 적 있다.

윤 총장의 이날 대구 방문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시절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에 이어 지난해 12월 24일 법원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뒤 갖는 첫 공개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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