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현안 다루지 않아 실망…정확한 의견제시 없어"
3월2일 임직원 대상 오픈톡서 인사제도평가 다뤄질듯

25일 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 애프터'에 나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카카오

[포쓰저널=조혜승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최근 논란이 불거진 인사평가제도에 대해 개선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카카오 노동조합 측은 현안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범수 의장은 25일 오후 경기도 판교 사옥에서 열린 온라인 사내 간담회 '브라이언톡 애프터'에서 최근 직원들이 '지옥같은 회사 생활'로 언급한 카카오의 인사평가제도에 대해 "인간에 대한 존엄과 배려에 대해 카카오 내에선 절대로 누군가 무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는 절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감하지 않는 동료가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번 이슈는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우리는 완벽히 불완전한 존재인지만 실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사과하는냐에서 회사의 문화가 드러난다"며 "카카오 공동체는 건강한 조직이 됐으면 한다. 건강하다는 것은 곧 회복탄력성이다. 부딪힘이나 충돌은 당연히 있을 수 있으나 그 후 회복이 잘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기본 마음가짐은 있는 회사라고 믿는다. 그런 의지가 없다면 떠나라고 충고하고 싶다"며 "이런 부분에 민감하지 않은 리더가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한다. 리더뿐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의를 지켜본 카카오 노동조합(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은 노조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현안을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승욱 지회장은 "노조가 요구한 질문 자체가 예상보다 논의되지 않았고 명확한 의견 제시는 없었다"며 "(김 의장에게) 댓글로 질문이 올라가긴 했지만 질문에 비해 답변 시간이 부족했고 (질문을) 언급하는 정도일 뿐 질문에 따른 정확한 의견 제시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다만 다음달 2일 카카오 법인과 별도의 토론회가 예정돼 있어 실질적인 논의는 이날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직장인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가 인사평가제도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 직원들이 연이어 인사평가 불만을 한 목소리로 동조해 충격을 줬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카카오 유서 사건 그 이후'라는 카카오 직원의 글도 올라와 논란이 됐다.

작성자는 해당 글에서 "유서' 블라인드 글 이후 카카오에선 가해자를 찾아서 엄벌할 생각은 없고 피해자를 찾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고 잘타했다.

이어 "김범수 의장이 전사 직원들을 모아 5조원을 어떻게 기부할지 토론하는 행사를 연다고 한다"며 "아이러니하게 당일 질문 금지, 김범수 의장에게 할 질문은 사전에 시스템을 통해 실명으로 물어야 하며 김범수 의장이 마음에 드는 질문을 픽업해 사전 준비해 보도하는 쇼 형식의 행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가족승계 등의 질문은 모두 사전 차단됐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김 의장의 재산 환원 발표 후 기부금 사용 방식에 대한 임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지만, 행사 직전 인사평가 논란이 불거지며 김 의장이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지 관심이 집중됐다.

카카오는 이날 전 임직원을 상대로 총 144개 질문을 받아 공유했다. 행사는 김 의장이 이들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의장은 기부금 사용에 대해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할 롤 모델은 빌 게이츠"라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디지털 교육 격차 등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 인공지능(AI) 인재들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또 "스타트업이 진로의 옵션이 됐으면 좋겠다"며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가는 비중이 (우리나라는) 제일 큰데, 그러지 않고 다양한 구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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