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 바이러스 노출된채 근무"..'227명 확진' 순천향대병원 논란

병원 간호사 "음압 시설 등 코로나 무방비 상태 던져져" 호소

조혜승 승인 2021.02.23 17:47 | 최종 수정 2021.02.23 18:38 의견 0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네이버 지도

[포쓰저널=조혜승기자]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 부설 서울병원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27명이 나온 가운데 해당 병원 간호사라고 밝힌 청원자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병원측이 방역조치를 지키지 않는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니, 전날 ‘***대학교 **병원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병원 이름은 가려져 있으나 최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소재 병원 상황이 그대로 묘사돼 순천향대 서울병원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해당 병원 간호사라고 밝힌 청원자는 “확진자가 200명대를 넘은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해 대학병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병원의 실체를 밝히려고 한다”며 “언론에 병원의 상황이 알려지고 있지만 더 자세한 사항을 알리고 싶어 용기를 낸다”고 운을 뗐다.

청원자는 코로나19가 수도권 중심으로 재확산되기 시작할 무렵 병원이 내놓은 방안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청원자는 “확진 간호사가 나온 병동을 방역하지 않은 채 헬퍼 간호사들이 그대로 탈의실, 스테이션, 물품을 사용하고 환자마다 혈압계, 체온계와 같은 의료기기들도 따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음압시설은 병동 복도에 아무렇지 않게 보호구들이 비치됐고 고글의 경우 사용한 후 공급실에서 소독을 하지만 비닐에 씌워있지 않은 채 올라와 간호사들은 균에 노출된 상태에서 근무를 계속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병원 내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음성 결과가 확인되지 않은 직원이 환자 또는 다른 직원과 접촉해 코로나19가 확산됐다면 이는 병원이 감염 확산을 부추기는 지시였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선제 격리 중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와 접촉한 간호사는 감염 관리팀에게 접촉 여부만 조사받은 뒤 자가격리 대상인지 능동감시 대상인지 답변을 듣지 못한 채 출근해 근무 중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9시간 근무 내내 4종 보호구(가운·고글·이중장갑·KF94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화장실도 가지 못한다”며 “자가격리에 들어간 의사나 보조인력들 대신 능동감시로도 분류되지 못한 간호사들은 그들의 업무까지 떠안아 환자들의 간호와 의사들의 업무, 확진 병상 소독 등 함께 빗발치는 퇴원환자들의 항의 전화까지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또 “음압시설이나 감염관리 지침이 준비되지 않는 무방비 상태에서 간호사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에 던져진다”며 “확진자는 계속 나오고 있는 상태이고 외래는 안전하다며 외래환자를 계속 받던 병원이 결국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외래 구역의 선제적 방역 조치 결정을 내렸다는 언론 플레이, 보여주기 식의 뒤늦은 강경 대응을 펼치고 있다”고 질타했다.

청원인은 병원측이 19일 간호사 중심으로 소독 청소하라는 공지를 내리리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전문 청소, 방역 인력 사용을 최소화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청원인은 “병원이 간호사들에게 바닥, 침대, 창문 등을 소독하게 해 아침 6시부터 밤 9시까지 청소를 해야 했으며 비번으로 쉬고 있는 간호사들까지 청소시켰다”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병원 전체에 퍼져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임시 폐쇄 등 조치 없이 전문 방역업체가 아닌 원내 인력을 사용하면 제대로 된 방역이 가능하겠습니까”고 반문했다.

추가 근무 수당이나 보상은 없다고도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순천향대병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23일 0시 기준 227명이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측은 확진자 수에 대해 "병원 내 발생 확진자가 아니라 병원 관련 환자까지 합친 통계"라고 했다.

또 초기에 일부 직원들에게 방역 기준이나 확진자 공유가 안 된 점은 사실이나 현재 직원과 소통하는 등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병원 관계자는 “직원과 아침마다 확진자 정보를 공유를 위해 회의하고 있고 전직원 대상으로 데일리 리포트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며 "직원들이 궁금해한 사항을 Q&A로 별도로 만들어 사진과 함께 공유 중”이라고 말했다.

'방역업체 대신 간호사들이 나와 소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특정 직군만 나온 것이 아니라 모든 직군이 출근해 코로나 소독을 진행했다”며 “21일에는 세스코가 나와서 방역했다”고 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22일 임시 중단했던 외래와 응급실의 진료를 재개했다.

전문업체가 병동별 추가 소독을 실시한 뒤 환자를 재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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