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전쟁' 왕따된 대웅제약...'메디톡스 합의금' 새 분쟁 불씨되나

에볼루스, 메디톡스-엘러간과 분쟁 타결 전격 합의
합의금 387억원, 대웅제약 연간 영업이익의 3배 달해
보톡스 팔때마다 로열티도 5~10% 별도로 지급해야
대웅제약,합의 당일 미 법원에 '신속심사 요청' 헛발질
에볼루스,대웅제약에 합의금- 로얄티 분담 요구땐 난감

조혜승 승인 2021.02.20 16:33 | 최종 수정 2021.02.22 07:55 의견 13
(왼쪽부터)메디톡스 빌딩과 대웅제약 본사 모습./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조혜승기자] '보톡스 전쟁'을 벌이고 있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미국 제휴사인 에볼루스와 분쟁 종식에 전격 합의했지만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합의 과정에 메디톡스의 미국 제휴사인 엘러간(현재 에브비)도 참여했는데, 정작 핵심 당사자인 대웅제약은 빠져있어 대웅제약 관련 분쟁은 계속되거나 별도의 합의절차를 거쳐야 마무리될 수 있다.

에볼루스가 메디톡스 측에 주기로 한 합의금과 로열티가 적지않은 규모여서 향후 에볼루스와 대웅제약 간의 분담 문제가 새로운 분쟁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20일 에볼루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8일(현지시간) 제출한 공시자료를 보니, 이 회사는 메디톡스 및 엘러간과의 분쟁을 끝내기로 하고 합의금으로 3500만달러(약 387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합의금은 향후 2년간 수회 분할 방식으로 지급된다.

대신 에볼루스는 문제가 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 미국내 제품명 주보)의 미국 등에서의 생산, 판매에 어떠한 제약을 받지 않는다.

미국와 함께 캐나다, 유럽연합(EU), 스위스,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일본도 에불루스의 영업권 지역에 포함됐다.

에볼루스는 나보타 판매규모에 비례해 로열티도 메디톡스에 지급해야 한다.

로열티 규모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에 따른 나보타 판매금지 기간(2021년 12월 16일~2022년 9월16일)에는 판매총액의 '낮은 두자리수'(10~20%로 추정), 이후 메디톡스의 특허 유효 기간에는 '중간 한자리수'( 5%로 추정)로 합의됐다.

에볼루스는 합의금 및 로열티 지급 보증을 위해 메디톡스에 자사 주식을 담보 성격으로 제공하는 데도 합의했다.

제공 주식 규모는 보통주 676만2652만주다. 액면가는 0.00001달러다.

메디톡스는 해당 주식을 오직 투자 목적으로만 보유하되 내년 3월31일 이후 일정한 조건 하에 매각 등에 필요한 주권등록 절차를 이행할 수 있도록 했다.

메디톡스 측은 "해당 주식은 투자목적으로 취득한 것이며 담보용이 아니다"고 했다.

액면가 총액은 얼마되지 않지만 에볼루스 주식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만큼 에볼루스가 합의금 및 로열티 지급을 해태할 경우 메디톡스는 장중 처분을 통해 현금화할 수 있다.

19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에볼루스 주가는 12.29달러에 마감됐다.

에볼루스 주가는 전날만해도 7.16달러에 불과했지만 메디톡스와의 분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만에 71.65% 급등했다.

이날 종가로 계산하면 메디톡스가 받는 에볼루스 주식의 시가총액은 8311만 달러(약 920억원) 에 달한다.

합의 공시 당일인 18일 종가(7.16달러)로 치면 4842만달러(약 536억원)다.

문제는 핵심 당사자인 대웅제약이 이번 '3자 합의'에 대해 전혀 끼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웅제약 측은 이날 "대웅제약 측은 이번 합의 당사자가 아니며 사전에 동의한 적 없다"고 했다.

따라서 에볼루스가 메디톡스에 주기로 한 합의금 및 로열티와 관련해서도 대웅제약은 지급의무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이번 3자합의에 대해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 "미국 내 법률대리인인 로펌 '골드스타인 앤 러셀'이 18일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 신속심사 절차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15일 CAFC에 ITC의 '21개월 수입금지'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CAFC가 이를 받아들이자 18일 소송을 빨리 진행해 달라고 추가로 신청서를 낸 것이다.

에볼루스의 SEC 공시가 18일 있었던 걸로 미뤄 메디톡스-에불루스-엘러간 사이의 '3자 합의'는 최소한 그 전날 이미 타결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제약은 "이번 3자 간 합의로 인해 미국 내 사업상의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고 나보타 판매를 재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하지만 에볼루스가 합의금 및 로열티 분담을 대웅제약에 요구할 가능성이 있고, 그럴 경우 대웅제약에는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대웅제약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126억원에 불과했다. 전년(314억) 대비 59.8%나 급감했다.

메디톡스에 줄 합의금만 대웅제약 연간 영업이익의 3배에 달하는 셈이다.

에볼루스가 미래를 보고 부담을 모두 안고갈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론 녹록찮은 상황이다.

에볼루스의 재정상황도 파탄 직전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까지 에볼루스의 영업이익은 -4500만 달러 (약-498억원)로 적자 상태다.

2019년에는 연간 영업손실이 9900만달러(약 -1094억원)에 달했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민, 형사 소송도 그대로 진행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합의가 한국에서 진행되는 민,형사 소송과 다른 국가에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진행되는 법적 소송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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