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거래소 5.2만 달러 돌파…국내서도 5700만원선
테슬라 투자 기폭제…블랙록도 시장 진출 공식화
슈퍼 인플레이션 우려에 암호화폐 대안으로 부상
"변동성 줄지 않으면 상승세 지속 어려울 것" 지적도

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5만2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9773억 달러를 기록하며 1조 달러 돌파는 목전에 두고 있다.

테슬라에 이어 대형 금융사들이 잇따라 비트코인 투자를 공식화하면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유동성이 유례없는 규모로 늘어났고, 이의 후유증으로 슈퍼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폭락) 국면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에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암호화폐(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8일 오전 10시(한국 기준)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68% 급등한 5만22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5만 달러를 돌파한 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4만8000달러대까지 밀렸다. 이후 다시 급등하며 5만2000달러를 넘긴 상태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시간 비트코인은 빗썸에서 5776만4000원, 업비트에서 5776만10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5억 달러(약 1조6519억 원)의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전기차 거래를 비트코인으로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기폭제가 됐다.

나스닥 상장사인 정보기술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 6억 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형 금융사들이 잇따라 암호화폐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호재다.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암호화폐에 관심을 보였고, JP모건도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멜론은행은 고객이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보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부를 신설했다. 금융 결제 업체인 페이팔과 마스터카드도 이미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암호화폐 시장 진입을 공식화하면서 비트코인 급등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록의 글로벌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릭 라이더는 17일(현지 시간) CNBC 방송에 나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부채가 쌓여간다는 가정하에 가치를 저장할 곳을 찾고 있다”며 “우리도 비트코인에 조금씩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블랙록은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비트코인 선물을 2개 펀드의 잠재적 투자 대상으로 추가한 바 있다. 블랙록 전략 수익 기회, 블랙록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가 그 대상이다.

라이더 CIO는 “다수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할 정도로 기술과 규제가 진화했다는 게 내 생각”이라며 “그래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블랙록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8조6800억달러(약 9594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다.

단기간 가격이 폭등한 만큼 거품 우려도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 가격은 지속가능하지 않아 보인다”며 “변동성이 줄지 않는다면 비트코인의 랠리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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