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로 전력 조달"...한국형 'K-RE100' 본격

한화큐셀, 재생에너지 기업 최초 RE100 선언
LG화학, 올해 전 사업장 대상 RE100 추진
SK아이테크놀로지 "국내 사업장 100% 친환경 전력 사용"

이예진 승인 2021.02.10 05:01 의견 0
한화큐셀이 경남 합천댐에 건설하는 세계 최대 수상태양광 발전소 조감도. /사진=한화큐셀

[포쓰저널] '한국형 RE100(K-RE100)'제도가 올해부터 본격 도입되며 기업들의 '2050 탄소 중립'을 향한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석유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다국적 비영리재단인 클라이밋그룹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주도로 2014년 시작됐다. 현재 구글, 애플, GM 등 280여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능력,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면서 주목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수요처로부터 RE100 인증 압력을 받아 왔으나 국내 관련 규정이 없어 참여를 못했다. 정부가 법령 정비 등 제도 시행 기반을 마련하며 올해부터 본격 참여할 수 있게 됐다.

RE100 캠페인이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인정하는 에너지원은 태양광, 풍력, 수력, 해양에너지, 지열에너지, 바이오에너지 등이다.

글로벌 RE100 캠페인은 연간 전기사용량이 100GWh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참여를 권고한다. 국내 제도는 전기사용량 수준과 무관하게 국내에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고자 하는 산업용, 일반용 전기소비자는 에너지공단 등록을 거쳐 참여가 가능하다.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인증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하는 K-RE100의 이행수단은 5가지다.

▲녹색 프리미엄제 ▲제3자 전력거래계약(PPA)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 ▲자가 발전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지분 투자 등이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으로 인정된다.

녹색프리미엄은 온실가스 등을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하고자 하는 전기소비자가 전기요금과는 별개로 납부하는 자발적인 금액이다. 산자부는 일반 전기보다 비싸게 판 프리미엄을 재생에너지 투자사업 재원으로 활용해 기업들의 RE100 참여를 지원한다.

에너지공단은 기업 등이 제출한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에 대해 확인을 거쳐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한다. 확인서는 글로벌 RE100 이행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중 가장 먼저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SK그룹 8개 계열사다. SK홀딩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SKC,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이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RE100 가입을 선언했다.

한화큐셀도 9일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 중 최초로 국내 사업장의 RE100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K-RE100 제도 중 녹색 프리미엄제와 자가발전으로 RE100을 우선 수행한다.

지난 8일 실시된 한국전력의 녹색프리미엄제 입찰에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낙찰됐다.

LG화학은 녹색프리미엄제를 통해 2만8000여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연간 120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낙찰받았다.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성장’을 선언한 LG화학은 올해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RE100을 본격 추진한다. 양극재 등 친환경차 소재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제품 생산과 고객 지원까지 모든 사업 영역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가속화한다.

올해 RE100 달성 사업장도 지난해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PPA)를 체결한 중국 우시 양극재 공장을 포함해 총 세 곳으로 늘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국내 사업장에서 필요한 전력 100%를 친환경 전력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일부 전력을 친환경 전력으로 사용하던 기업들은 있었지만 100%를 친환경 전력으로 도입하는 것은 SK아이테크놀로지가 처음이다.

SK종합화학은 그린 중심의 딥 체인지(Deep Change)를 목표로 친환경 제품 비중을 2025년까지 7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SK종합화학은 국내 업계의 열분해유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지난달 미국 열분해 전문업체인 브라이트마크사와 국내 열분해유 사업 추진을 목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열분해유 기술은 폐비닐 등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을 열로 분해시켜 원료를 추출해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납사로 재활용하는 것으로,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를 완성하는 핵심 기술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2030 탄소중립성장’을 선언했다. 친환경 사업 등에 5조원을 투자하는 등 2030년까지 친환경 부문에서 6조원 규모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프랑스 토탈사의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맞춰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RE100은 선택에서 의무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일본 등 70여개 국은 2050년, 늦어도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10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산자부는 민간의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탄소중립 산업전환 거버넌스 운영 ▲탄소중립 산업대전환 전략 수립 ▲탄소중립 산업구조 전환 특별법 제정 ▲대규모 R&D 사업 추진 ▲세제·금융·규제특례 등 탄소중립 5대 핵심과제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9일에는 SK환경과학기술연구원에서 석유화학업계와 '석유화학 탄소제로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산자부 박진규 차관과 LG화학, SK종합화학,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여천NCC 등 석유화학 주요업체 경영진 및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박진규 차관(가운데)이 9일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내 국내 최초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연구개발 현장을 방문해, 열분해유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왼쪽은 SK종합화학 나경수 사장, 오른쪽은 SK이노베이션 이성준 환경과학기술원장./사진=SK이노베이션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지면 한국 경제의 근간인 수출 산업 경쟁력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탄소국경세가 도입되면 한국은 미국, EU, 중국 등 3국에 수출하는 철강·석유·전지·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서만 한 해 약 5억3000만 달러(약 6000억원)를 탄소국경세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규제가 강화되는 2030년 이후에는 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16억3000만 달러(약 1조8000억 원)를 탄소국경세로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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