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도 탄핵될 수 있다...임성근 소추안 첫 국회 통과

찬성 179명, 반대 102명...여야, 이탈표 없어
첫 제안 이탄희 "헌정 질서 설계된대로 작동"
헌재, 탄핵 여부 결정내릴 지는 미지수
임 판사 28일 임기종료...심리 시간 촉박

문기수 기자 승인 2021.02.04 18:26 의견 0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오른쪽)과 이탄희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별관에서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 임성근(57)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가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회 의결과 동시에 임 부장판사의 직무는 정지됐다.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관심이 집중된다.

헌재가 임 부장판사 임기가 끝나는 이달 말 이후 각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절차를 서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임 판사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찬성 179표·반대 102표·기권 3표·무효 4표로 가결했다.

탄핵소추안을 사실상 당론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범진보 성향 의원들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반대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추안이 가결되자 일제히 "김명수를 탄핵하라" 등의 규탄 구호를 외쳤다.

탄핵소추안을 제안한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이번 탄핵소추의 진정한 실익은 정쟁으로 시끄러워 보이는 와중에도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가 설계된 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표결전 의사진행 발언에서 "민생 문제가 다급한 시점에 생뚱맞게 법관 탄핵이 웬 말이냐"며 "정히 법관을 탄핵해야 한다면 첫 대상은 김명수 대법원장"이라고 주장했다.

임 부장판사는 세월호 침몰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추문설'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 등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하급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직권 없이는 직권남용도 없다'는 법리를 들어 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그의 행동을 '법관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이유 적시했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10년마다 돌아오는 연임 심사 대상이었는데 연임을 신청하지 않아 오는 28일 임기종료로 법원을 떠나게 된다.

민주당 박주민·이탄희 의원은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에 국회가 의결한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했다. 사건이 헌재에 접수되면 헌재는 본격적인 심리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헌재 탄핵심판에서는 민주당 소속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형사재판의 검사 역할을 하는 소추위원이 된다.

헌재가 임 부장판사 퇴임 전에 결정을 내릴 지는 불투명하다.

탄핵 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임 부장판사가 퇴임하면 사실상 탄핵 심판 자체의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헌재 결정이 임 부장판사 임기 만료 전에 나오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재판부가 여러 차례 임 부장판사의 입장을 듣는 변론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를 토대로 재판부의 심리 시간도 필요한데 28일까지 모든 일정을 마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적 관심이 크고 선례가 없는 법관 탄핵소추라는 점에서 헌재가 각하 결정을 내려도 보충·소수 의견을 통해 임 부장판사 행위의 위헌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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