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매출 아모레 3조9556억원, LG생건 4조4581억원
한한령 이후 실적 격차 확대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의 화장품 실적 추이. (단위:억원)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경쟁사 LG생활건강에 '화장품'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직전인 2016년 기준 LG생활건강을 약 2조원 규모로 앞서던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에는 약 5000억원 가량 뒤쳐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중국 중심의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아모레퍼시픽은 5년째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쳐 화장품을 비롯한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부진에도 생활용품, 음료 등 고르게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3일 각 사의 실적 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화장품(국내화장품+해외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2.1% 줄어든 3조95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9.0% 쪼그라든 1304억원을 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든 점을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은 후·숨·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 전략에 힘입어 코로나19 영향에도 화장품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1%, 8.3% 감소하는데 그쳤다. 중국 화장품 매출은 오히려 연간 매출 기준 21%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화장품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4581억원, 8228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실적 추이.(단위:억원)./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두 회사의 전사 매출 규모 차이는 2016년 약 4487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대로 5년동안 8배 가까이 벌어졌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보다 3조4123억원 가량 더 벌어들였다. 영업이익도 약 1조원 앞섰다.

아모레퍼시픽의 2020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6% 감소한 4조4322억원, 영업이익은 6.6% 줄어든 1430억원이다. 특히 4분기 영업손익은 계속된 오프라인 판매 저조와 인건비 등 영향으로 적자전환했다.

LG생활건강은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2.1% 늘어난 7조8445억원, 영업이익은 3.8% 증가한 1조220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화장품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1%, 8.3% 줄었지만 생활용품, 음료 부문 매출이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 디지털 전략 등을 통해 실적 부진을 끊고 반등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실적 목표로 매출 5조6000억원, 영업이익 3800억원을 잡았다. 이는 작년 실적보다 각각 13.6%, 152.2% 높은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브랜드의 고유 가치와 시대 정신을 반영한 ‘엔진 프로덕트’ 집중 육성과, 이커머스 분야에서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한다"며 "이를 위해 국내외 메이저 플랫폼과의 협업 관계를 강화하고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한 사업 체질 개선 작업도 지속하며, 건강기능식품 및 더마 코스메틱 등 신성장 동력에도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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