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e트론 주행거리 미국 기준으로 제출했다 뒤늦게 수정
제작사 제출 결과값 검증없이 인증해주는 환경부도 문제
환경부 "이번 사건 계기로 교차검증 방안 마련할 것"

19일 환경부 저공해 자동차 누리집에 표기된 아우디 전기차 e트론 콰트로의 주행거리 정보. 상온 주행거리와 저온 주행거리가 1k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환경부는 아우디 측이 한국이 아닌 미국 환경청 기준으로 측정한 값으로 주행거리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해당 값이 나왔다고 설명했다./캡쳐=환경부 저공해 누리집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 55콰트로' 의 1회 충전 주행거리 인증이 엉터리로 진행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 측으로부터 최근 e트론의 저온주행거리에 오류가 있음을 통보받았고, 현재 재측정 후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의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e-트론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상온 (섭씨23도 기준)에서 307km, 저온(영하 7도)에서 306km다. 배터리는 리튬이온계열을 사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리튬이온계열 전기차 배터리는 저온에서 효율이 떨어져 상온과 저온 간 주행거리 차이가 적게는 20~30km 많게는 100km가 차이간 난다.

e-트론의 상온-저온 주행거리간 차이가 1km에 불과한 건 테스트 결과 조작 때문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환경부는 “해당 차량 인증에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했고, 올바른 방식으로 다시 측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외에서 만든 전기차는 국내 기준으로 테스트한 결과값을 제출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경우 한국 기준이 아닌 미국 환경청(EPA) 기준으로 테스트한 결과를 제출해 인증을 받았다.

아우디 측은 지난달 국내에 맞는 기준으로 다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여부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e-트론의 실제 주행시험을 통해 1회 충전 주행거리 결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e트론 55콰트로의 국내 시판가는 1억492만원이다.

자동차 제작사가 제출한 테스트 결과를 환경부가 제대로 검증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인다.

환경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조업체가 제출한 주행거리 테스트 결과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초소형전기차의 경우 상온에서의 주행거리 보다 저온에서의 주행거리가 더 길게 나오거나, 거의 차이가 없게 나오는 현상도 확인됐다.

환경부 통합 누리집을 보면, 대창모터스의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의 상온주행거리는 60.8km 저온 주행거리는 74.4km로 적시돼 있다.

캠시스의 CEVO-C의 상온 주행거리는 66.7km, 저온 주행거리는 70.4km다.

르노삼성의 트위지는 상온 주행거리가 84.1km 저온 83.8km로 나타났다.

이들 초소형전기차는 모두 리튬이온계열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리튬이온계열 배터리가 겨울철에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환경부는 이들 3종의 소형전기차는 e트론과 달리 국내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주행거리테스트를 시행한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상온주행거리가 저온주행거리보다 짧은 이유에 대해 “상온주행 거리를 결정할 때 일반적으로 주행거리에 보정계수 30%를 적용해 70%만을 상온주행거리로 인정하는 반면 저온 주행거리는 히터를 작동한 상태에서 측정된 주행거리를 결과값으로 산출한다"며 "다른 전기차들과 달리 초소형전기차는 히터를 틀어도 전기소비가 적기 때문에 일상 주행거리에서 30%를 제외하는 상온주행거리보다 높은 주행거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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