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조건부' 떼고 서울시장 출사표…"10년전 빚 책임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왼쪽부터)/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 ‘빅3’ 후보 구도가 완성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에 이어 오 전 시장까지 가세하면서 서울시장을 놓고 거물급 야권 후보들간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재임 시절 대표적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숲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 후 서울시장직에서 중도 사퇴한 지 10년 만의 재도전이다.

이로써 국민의힘 서울시장 주자는 지난 13일 출마 선언을 한 나경원 전 의원까지 10명으로 늘었다.

오 전 시장은 출마선언문에서 10년 전 서울시장직 중도사퇴에 대해 거듭 사과하고 '재선 서울시장'으로서의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서울시민과 당에 큰 빚을 졌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더 큰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시장이 일할 시간은 1년도 채 되지 않는다. 당선 다음 날 당장 시정을 진두지휘할 노련한 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를 조건으로 하는 기존 '조건부 출사표'에 대해선 "야권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충정에서 한 결단이었지만, 당원 동지 여러분과 저의 출마를 바라는 분들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다만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서울시민 여러분이 반드시 이루어줄 것으로 믿는다. 시대적 요구와 과제"라며 야권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변호사 출신인 오 전 시장은 2000년 16대 총선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6년·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연이어 당선됐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민주당 다수인 서울시의회가 전면 무상급식을 추진하자 주민투표 실시를 제안했다. 투표율 미달(25.7%)로 개표가 무산되며 패배하자 투표 직후 사퇴했다. 같은 해 10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고 박원순 전 시장이 당선됐다.

오 전 시장이 합류하면서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주자는 10명으로 늘었다.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을 시작으로 이혜훈 김선동 이종구 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 나경원 전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오 전 시장과 함께 당내 유력 경선 후보로 꼽히는 나 전의원도 2011년 이후 10년 만의 재도전이다.

국민의힘은 18일부터 경선 후보 등록절차에 들어간다. 26일 예비경선에서 후보자를 4명으로 압축한다. 예비경선은 시민여론조사 80%·당원투표 20%로, 본경선은 시민여론조사 100%로 치른다.

국민의힘은 후보경선과는 별개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범 양권 후보단일화 논의도 이어갈 전망이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후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종로구 사직 2구역을 방문해 주민 고충을 경청하며 독자 행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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