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매일 14~15시간 근무 장시간 노동 시달려"
사측 "오후 7시반에는 퇴근...과로사로 보긴 힘들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 글로벌로지스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발생 롯데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연합.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롯데택배 배송기사가 또 사망했다. 주변에선 과로사라고 주장한다.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 기사 사망사고는 올들어서만 16명째 발생했다.

23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롯데택배 수원권선 세종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박모(34)씨가 이날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대책위는 “가족 증언에 따르면 박씨는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해 오후 9시까지 일했다. 하루 14~15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것”이라며 “고인은 평소 250개 정도 물량을 배달했다고 하는데 배송 구역의 면적이나 구역 당 물량을 감안할 때 CJ대한통운의 500개를 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인이 일했던 택배현장에는 롯데택배가 약속했던 분류작업 인력이 단 한 명도 투입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고인은 장시간 노동과 과중한 노동 강도로 과로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올해 16명의 택배노동자 과로사로 쓰러졌다.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될 생활물류서비스법은 현재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로 인해 임시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국회는 정쟁을 중단하고 생활물류법을 연내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롯데택배를 운영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0월26일 택배기사 보호를 위한 대책으로 분류작업 지원을 위해 인력 1000명을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고인의 업무를 파악해본 결과 일 평균 물량은 220개 가량이고, 택배 물량이 집중되는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평균 오후 7시반 정도에 퇴근했다”며 “단순히 업무가 과다해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다만 정확한 사인은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대책위 측에서 주장하는 분류작업 인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대리점 협의회와 논의를 거쳐 전국 5개 지역에서 분류인력 배치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며 “시범 운영을 통해 운영 방안이 최종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해 인력 투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