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삼양식품, 사상 최대 연간 실적 전망
오뚜기, 전년비 19.6%↑...매출 규모는 숙제

미국 LA뮤직페스티벌 신라면 홍보 부스./사진=농심.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K-라면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펄펄 끓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집콕족'이 전 지구적으로 급증하면서 국내 라면 업계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 제조사들은 내식 증가와 함께 영화 '기생충', 가수 BTS 등 한류 콘텐츠 인기까지 등에 입으며 올해 사상 최대 해외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업체들은 내년에도 신제품 출시,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농심은 올해 해외 법인 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심은 연간 미국 법인 매출 3억2600만달러(3566억원), 중국 법인 매출 3억1500만달러(약 3434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 법인 전체 매출은 9억9000만달러(1조791억원)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3분기까지 농심의 누적 사업 지역 부문별 실적 중 중국, 미국, 일본 등 해외 지역 매출액은 6748억원이다. 전년 동기간 대비(5227억원) 29.1% 늘었다.

이는 전체 매출액(2조72억원)의 33.6% 규모다.

농심은 내년에도 미국 내 판매 유통채널 확대, 프리미엄 제품으로의 입지 강화 전략을 추진한다.

올해 말로 예정된 미국 제2공장 설립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농심은 2005년부터 미국 로스엔젤레스 생산 공장을 가동해 연간 3억개를 생산하고 있다. 2공장이 가동되면 생산 물량은 지금의 2배 가량으로 증가한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월마트 전 점에 자사 제품이 들어가있고 코스트코에도 입점해 있다. 기존 입점 채널에는 제품 가짓수를 늘리고, 입점이 안 된 매장을 대상으로는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저가로 팔리는 일본 라면과 차별화되도록 자사 제품이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을 공략해서는 주 거점 영업지인 동쪽(북경·상하이·광저우 등)에서 중소도시가 위치해 있는 서쪽으로 판매 지역을 확장해 나가는 영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사업이 7~8년 사이 거의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했다. 코로나19와 한류가 영향에 성장세가 주춤하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말레이시아 한류 할랄 전시회 불닭볶음면 홍보 부스./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도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불닭브랜드’의 해외 판매 실적 힘입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목표 수출액은 3500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2728억원)보다 28.3% 증가한 규모다.

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해외 매출액으로 286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7.6%다. 국내 매출도 소폭 증가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3분기 만에 해외 매출 비중을 지난해(50.2%)에 비해 7%포인트 늘었다.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중 절반 가까이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다. 상반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618 쇼핑 축제에서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반기에는 왕홍(중국 인플루언서) ‘리차지’와 ‘웨이야’의 타오바오 라이브 방송을 통해 5분만에 불닭볶음면 65만봉을 판매했다.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에서는 5055만 위안(약 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아 시장의 경우 무슬림 인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자사 제품에 할랄(Halal) 인증을 취득한 것이 매출 성장에 주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양식품 측은 “중국에서 온·오프라인 유통망 강화를 지속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마케팅을 통해 성장세를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며 “동남아시아에서는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의 ‘불닭’ 입지를 강화하면서 지역 맞춤형 브랜드 ‘삼양’을 적극 육성해 수출 확대 기반을 다져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출처=금융감독원.

오뚜기도 올해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해외 실적 두자리수 상승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해외 매출액은 18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6% 증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올해 내식이 증가하면서 라면이 전 세계적으로 판매가 늘어난 영향 등으로 해외 매출이 성장했다. 특히 교민이 많은 미국과 중국 매출이 증가했다. 아시안들이 한국라면을 많이 찾으면서 동남아 매출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심(1조791억원), 삼양식품(3500억원) 등 경쟁사 대비 해외 매출 규모가 작은 것은 숙제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9.5%로 농심(33.6%), 삼양식품(57.6%)에 비해 낮다.

오뚜기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에서 2년 전부터 라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베트남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오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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