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대금 8천억 예상...두산, DICC 소송리스크 부담약속한듯
'현대건설기계+두산인프라코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7위 기대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22톤급 중형 굴착기./사진=두산인프라코어

[포쓰저널=임경호 기자] 두산중공업은 10일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 본입찰 결과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두산그룹은 3조원 규모 재무구조 개선계획 이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두산그룹은 그동안 △클럽모우CC △두산솔루스 △모트롤BG △네오플럭스 △두산타워 등을 매각하고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와 총수일가 두산퓨열셀 지분 증여 등으로 2조2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두산그룹은 향후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통해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과 계약서 협의를 거쳐 빠른 시간 내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5.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대금은 8000억 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기준으로는 6000억 원 수준이지만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인수가가 최대 1조 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중국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 리스크 문제에 대한 합의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두산그룹이 DICC와 관련한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선협상자 선정이 2주 넘게 지체된 것도 DICC 소송 관련 우발채무 문제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DICC 기업공개(IPO) 및 동반매도청구권 행사 무산 등에 따른 주식 매매대금 지급 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 재판에선 두산인프라코어가 이겼지만, 2심에선 FI가 승소했다.

대법원의 최종 선고는 내년 초 나올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최종 패소할 경우 최대 1조원 가량의 우발채무가 발생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승소해도 FI가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면 DICC를 매각해야 하는 위험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기존 현대건설기계와 함께 건설 중장비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7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술력과 중국시장 인지도를 이용해 추가적인 경쟁력 강화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굴삭기 시장 점유율은 23%로 미국 캐터필러와 선두 자리를 다투고 있다.

영국 중장비 전문지 KHL의 옐로테이블에 따르면 건설기계 세계 시장 점유율은 두산인프라코어가 3.3%(9위), 현대건설기계가 1.2%(22위)다.

둘을 단순 합산할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이 4.5%(7위)로 상승한다. 매출 순위에서도 세계 13위까지 뛰어오를 전망이다.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은 미국 캐터필러 16.2%, 일본 고마쓰 11.5%, 미국 존디어 5.5%, 중국 XCMG 5.5%, 중국 사니 5.4%, 스웨덴 볼보건설기계 4.6% 순이다.

현대건설기계 기술혁신센터 전경./사진=현대중공업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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