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마지막 스핀오프...구본준, 내년 5월 '독립경영'

LG상사·하우시스·실리콘웍스·MMA· 판토스 계열분리
내년 3월 분할승인 후 5월1일 정식 출범 예정
구광모 전자·화학 등 그룹핵심지키고 숙부 체면도 살려
판토스 일감몰아주기도 해결...장자승계원칙도 관철

오경선 승인 2020.11.26 16:41 | 최종 수정 2020.11.26 18:55 의견 0

2017년 7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LG구본준 부회장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와이셔츠 차림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구본준(69) LG 고문이 내년 5월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 5개사를 분리해 LG그룹에서 독립한다.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의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LG신설지주가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LG신설지주는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된다.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로 구본준 LG 고문(대표이사), 송치호 LG상사 고문(대표이사),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가 선임될 예정이다.

사외이사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가 내정됐다. 김경석, 이지순, 정순원 사외이사 내정자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2021년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치면, 5월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돼 출범할 예정이다.

LG 측은 "신규 지주회사 설립은 글로벌 경쟁 격화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영역을 더욱 전문화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LG는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연료전지, 수처리,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은 매각 등 축소하고 배터리,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해 왔다.

분할이 완료되면 3년간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일단락될 전망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선진형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는 지속적으로 사업 영역과 경영관리 역량을 전문화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향후 계열분리 추진 시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방향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분할은 실질적으론 구본준 고문의 독립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광모 회장이 숙부인 구 고문 체면을 세워주면서 그룹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절충점을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 고문이 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를 하면 현재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 등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배 구조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LG전자와 화학 등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60%에 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감시대상으로 찍힌 판토스의 관련 논란도 자연스레 해결될 전망이다.

LG그룹의 '장자 승계' 전통도 지키게 됐다. LG에선 그동안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회장 형제들은 일부 계열사를 챙겨 독립하는 관행이 유지됐다.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구본준 고문은 2010년부터 6년간 LG전자 대표이사, 2016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LG 부회장을 지냈다.

한때 적자에 시달렸던 LG전자의 체질 개선 작업을 주도했고 ㈜LG 부회장 시절에는 형인 고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LG를 총괄하기도 했다.

구광모 회장이 2018년 그룹 사령탑에 취임하며 '4세 경영'을 본격화하자 구 고문은 전통에 따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번 계열 분리를 마지막으로 LG그룹의 추가 분리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분할은 LG의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상장 자회사인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비상장 자회사인 LG MMA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LG 0.9115879, 신설 지주회사 0.0884121다.

2021년5월1일 분할 절차가 완료되면 기존 LG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회사분할 후 LG 91주, 신설 지주회사는 재상장 주식 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액면가액을 1000원으로 정함에 따라 44주를 각각 교부받게 된다.

소수점 이하 단주는 재상장 초일의 종가로 환산해 현금으로 지급받게 된다. 분할 전후 존속, 신설회사의 주주구성은 동일하다.

분할 후 존속회사 LG는 발행주식 총수 1억6032만2613주, 자산 9조7798억원, 자본 9조3889억원, 부채 3909억원, 부채비율 4.2%가 된다.

신설 지주회사는 발행주식 총수 7774만5975주, 자산 9133억원, 자본 9108억원, 부채 25억원, 부채비율 0.3%의 재무구조를 유지하게 된다.

신설 지주회사는 전문화 및 전업화에 기반해 사업 집중력을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성장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와 사업모델을 전환할 방침이다.

신설 지주회사 산하의 자원개발·인프라(LG상사), 물류(판토스), 시스템반도체 설계(실리콘웍스), 건축자재(LG하우시스), 기초소재(LG MMA) 사업은 해당 산업 내 경쟁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분할을 계기로 외부 사업 확대와 다양한 사업기회 발굴을 통해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LG상사는 중점사업으로 육성 중인 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거래물량과 생산성을 강화하고, 헬스케어·친환경 분야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LG하우시스는 친환경 프리미엄 인테리어 제품과 서비스로 사업을 차별화하고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 확대를 위한 유통 경쟁력 강화로 공간 관련 고부가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 시장을 공략한다.

실리콘웍스, 판토스, LG MMA 등은 디지털화, 비대면 트렌드에 맞게 다각화된 사업과 고객 포트폴리오,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과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하고 기업공개 등 외부 자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소규모 지주회사 체제의 강점을 살려 시장과 고객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외부 협력·인재 육성 체제, 애자일(Agile,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한다.

분할 후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한다. 신설 지주회사는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해 성장 잠재력 있는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각각의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들의 기업가치 극대화를 추진한다.

LG는 핵심사업인 전자(가전·디스플레이·자동차 전장), 화학(석유화학·배터리·바이오), 통신서비스(5G·IT)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핵심사업 중 가전, 대형 OLED, 전지 등은 경쟁 우위 제고를 통해 일등 지위를 공고히 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온라인 기술과 혁신 사업모델을 접목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미래 사업 영역에서는 배터리 재활용·대여 등 메가트랜드 관점의 혁신 사업, AI, 5G, 소프트웨어 역량,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 고객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2012년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의 미수연(米壽宴·88세)에 참석한 LG그룹 총수 일가.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앞줄 맨 왼쪽)과 구본준 전 LG그룹 부회장(뒷줄 왼쪽 두 번째부터), 구광모 LG 회장 등이 참석했다./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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