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사 의무화, 이사회의 다양성·포용성이 주는 시사점은?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창립 4주년 기념 웨비나 개최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 이사회의 미래' 주제

염지은 승인 2020.11.26 14:47 | 최종 수정 2020.11.26 17:47 의견 0
26일 오전 서울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WCDKorea) 창립 4주년 포럼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이사회의 미래'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보경 고려대 교수, 김우찬 고려대 교수, 조봉한 싱가포르 개발은행 사외이사, 송지연 보스턴 컨설팅 파트너. /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 기업 이사회의 여성의무화 제도 도입을 앞두고 이사회의 다양성과 포용성이 주는 시사점을 공유하기 위한 포럼이 마련됐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WCDKorea·회장 이복실)는 창립 4주년을 맞아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 이사회의 미래’를 주제로 26일 오전 이태원 몬드리안 호텔에서 웨비나를 개최했다.

자산 2조 이상 기업은 지난 8월 5일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으로만 구성할 수 없다. 2022년 8월부터 여성 이사 최소 1명 이상을 두는 것이 의무화된다.

기조강연에 나선 크리스틴 초우(Dr. Christine Chow)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EOS 글로벌 테크놀로지 책임자·아시아 및 신흥국 총괄대표는 미래를 위한 비즈니스를 구상하기위해 다양한 시각을 갖춘 이사회로의 변혁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이사회가 가져야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강조했다. 초우 대표는 현재 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 기업의 이사회 구성은 주로 법조계, 감사, 재무, 세무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진의 숫자, 독립성비율이 중요하지만 이러한 정보는 이사회가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에 대해 알려주지 않는다"며 "이사회의 효율성을 평가하려면 이사회와 경영진과의 상호 작용, 사외이사진과 임원진과의 상호 작용, 사외이사진 사이의 상호 작용, 또한 사외이사진의 이해 상충 또는 우선 순위 경쟁과 같은 도전적인 상황을 관리하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찬 초우는 또 "이사회의 소프트웨어를 봐야 한다. 이사진, CEO, 경영진이 직원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사고의 다양성을 봐야 한다"며 "21세기 이사회 임원들은 기술적 지식뿐만 아니라 더욱더 발전된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 해외 본사와도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의 여성이사 비율 의무 할당제는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으로 제한하지 말고 모든 상장기업들에 적용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그는 "한국의 200대 기업 여성이사 비율은 2.7%로 미국의 28.4%의 10분의 1에 불과하며 유럽의 30~40%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라며 "여성이사 후보가 부족하다면 풀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26일 오전 서울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WCDKorea) 창립 4주년 포럼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이사회의 미래'에서 크리스틴 초우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 아시아 및 신흥국 총괄대표가 영상으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패널토의는 배보경 고려대 교수의 사회로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인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 교수, 조봉환 싱가포르 개발은행 사외이사, 송지연 보스턴 컨설팅 파트너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우찬 교수는 "여성이사회 멤버 들어가는것도 중요하지만 여성이사할당제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사외이사뿐 아니라 사내이사까지 얼마나 많은 여성이 임원이 되느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여성 사외이사가 된 것만으로 만족하면 안되고 회사내 여성에 대한 차별과 육아에 힘든 문화를 없애고 여성들이 정보적 우위에서 밀리지 않도록 네트워킹해야 한다"며 "한국거래소는 공시에 여성사외이사를 두고 있는지 설명의무를 두도록 해야하고 국민연금은 여성사외이사의 사내 영향력을 키우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 이사회는 굉장히 달리 운영되고 있다"며 "사외이사에 힘을 실어주려면 법 개정을 통해 내부거래 위원회 역할을 하는 감사위원회를 독립시키고 사외후보추천위원회를 그냥 후보추천위원회로 두어서 사내이사도 추천할 수 있게 해야한다. 보수위원회도 강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상장회사가 2000개가 넘는데 자산규모 2조원 이상에만 사외이사를 두도록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맞지 않으며 1조원으로 낮춰야 한다"고 했다.

조봉환 이사는 싱가포르 개발은행의 선진적인 이사회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사의 역할은 CEO 견제가 아니라 의사회 의장 견제다. 이사회가 힘이 세다"며 "이사회에 다양성이 꼭 들어가며 가장 중요한 것이 젠더이고 그 다음이 내셔널리티다. 싱가포르 개발은행의 경우 이사 11명중 3명이 여성이다. 이사회 멤버의 백그라운드가 굉장히 다양한데 우리나라와 달리 교수는 없다"고 했다.

또 "이사회때마다 만찬을 함께 하는 데 사내 경영진들이 다 온다. 친밀한 관계가 형성돼 임원 인사 때 임원을 선정하기가 쉽다. 이사가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해 속속들이 알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사의 역할을 다 리뷰하기 때문에 공부를 안하고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했다.

송지연 파트너는 "주요국을 대상으로 여성 이사의 기업 성과에 대해 조사한 결과 실제 기업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강화하는데 의미있는 지표가 되고 있다"며 "잠재적 고위직 여성 임원이 풀링이 많이 돼야 이사회내 젠더 다양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했다.

또 "기업들이 굉장히 빠르게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화가 진행중이고 생존을 위해 혁신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조금 더 혁신적으로 나가는 회사들은 젠더에 있어 달랐다"며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혁신하는데 남녀 차이를 생각할 여유가 없으며 인재 확보 자체가 혁신을 담보하는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송 파트너는 "플랫폼 회사들은 고위직의 절반 이상이 여성인 곳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들이 가진 남성과는 다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의 역량, 탑다운 방식보다 리슨할 수 있는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 회사의 일하는 세대 자체가 밀레니엄, Z세대로 포용해서 나아가려면 탑다운은 더이상 먹히지 않는다. 여성적인 리더십이 실제 성별 상관없이 중요하다. 최근 마켓컬리, 네이버 등 여성 파운더들이 리드해서 실적 내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또 "채용 당시에는 남녀 비중이 비슷하거나 여성이 높게 시작하지만 마지막 CEO레벨까지는 여성 비중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승진, 육아·라이프사리클 과정 등 채용 이후의 장치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이 26일 오전 창립 4주년을 맞아 서울 이태원 몬드리안 호텔에서 개최한 웨비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WCD


세계여성이사협회는 '기업 이사회 여성 이사 확대 및 육성'을 목표로 창립된 비영리 글로벌 회원 단체다. 한국 지부는 지난 2016년 9월 전 세계 74번째 지부로 창립됐다. 현재 국내 주요 기업의 여성 등기 이사 및 사외이사 9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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