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3자배정은 상법 위반" VS "정책자금 투입없인 공멸"

KCGI 제기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사건 첫 심리
재판부 "27일까지 반박문 내라…1일 전 결정"

임경호 승인 2020.11.25 20:16 | 최종 수정 2020.11.25 20:29 의견 2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이 1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를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임경호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방안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조원태-조현아 연합 측 법정 다툼이 막을 올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위 보전과 회사의 존립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딪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한진칼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했다.

KCGI의 종속회사인 사모펀드 그레이스홀딩스 등 8개사가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보태기로 하면서 이를 막아달라는 취지의 소송이다.

한진그룹은 그동안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인해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이 불가능해지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된다고 주장해왔다.

KCGI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이번 신주발행 여부와 무관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늦어도 다음달 1일까지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 KCGI "시급한 국가정책이라 해도 헌법과 상법은 존중돼야"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구성된 KCGI 측 변호인단은 신주 발생의 위법성을 강조했다. 항공산업 통합과 신주 발행의 적법성은 별개로 구분해야 한다고도 했다.

KCGI 측은 “조 회장의 신주 발행은 백기사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부채 12조원에 달하는 아시아니항공 인수 결정은 배임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대 주주 등 기존 주주의 지분율 유지를 위한 어떤 배려도 없다”며 3자 배정 신주 발행에 엄격한 판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합리적 대안이 얼마든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3자 배정 외 방법을)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며 “대한항공에 이미 2조 원의 기안 기금(기간산업 안정기금)이 있다”고 했다.

산은이 투자협약을 통해 한진칼에 사외이사 3인과 감사위원 6인을 둘 수 있게 된 것도 “특정주주에 차별적으로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주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KCGI 측은 “이번 3자 배정 신주 발행은 상법 418조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 (합법성을 가지려면) 별도의 명문 규정이 있어야 한다”며 “한진칼 정관 3호와 4호 개념을 확장하고 있지만 예외사항 범위 안에서 해석돼야 하며 그것보다 넓히면 상법 위반”이라고 했다.

또한 “현 경영진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중대하고 심각한 결정을 주주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할 수 있는 것이냐가 이 사건의 법적 본질”이라며 “시급한 국가정책이라 하더라도 헌법과 상법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진그룹 "정책금융기관 도움 없이는 버틸 수 없다"

한진그룹은 김앤장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대한항공이 처한 상황을 강조했다.

산은의 자금 지원이 필요한 긴박한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한진그룹 측은 현재 대한항공은 9800명이 휴직 중이며 면세점 사업 또한 매각을 진행 중이며 송현동 부지에 대한 매각 여부도 불확실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은 턱 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또 대한항공의 금융부채는 14조 원이며 이 중 5조 원에 달하는 금액이 1년 내 만기를 앞두고 있다고 했다.

한진그룹 측은 “현재 기안기금을 신청해 법률 및 회계실사를 완료한 상황”이라며 “1조 3000억 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두 항공사를 다 살리되 한진칼을 컨트롤 타워로 두고 경쟁사를 통합해서 유일한 국적항공사 지위를 보장받아 생존하면 여객수 기준 세계 10위, 화물 기준 세계 3위 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다”며 “상당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로 양사 신용도가 급박한 하방압력 완화가 예상된다고 했고 무디스도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고 했다.

조 회장의 경영권 보장과 관련해선 “한진칼 주식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고 처분권 위임했다”며 “한진칼의 계약 위반 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했다.

한진그룹 측은 산은을 “백기사가 아니라 조 회장과 경영진을 감시 감독하는 경영 감독자”라고 강조했다.

한진그룹 측은 ”회사가 정책금융기관의 도움 없이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존망의 위기에 있다“며 ”대안이 존재한다 했을 때 어떤 대안들이 상법상 허용되고 허용되지 않는 지가 주요 쟁점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채권자 입장을 이해하지만, 말씀한 대안에는 이 위기 속에서 이 회사의 인수 제안이나 이 회사가 어떻게 나아가고 임직원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방향이 없다“며 ”이 사건 딜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7000억 원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 재판부 "공시나 보도자료 외 인수 발표 이전 검토 자료 제출하라"

재판부는 ”인수대금과 관련해 졸속 결정이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적어도 한진칼이 배임 이슈에서 벗어나려면 수용할 수 있는 딜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인식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재판부는 또 한진그룹 측에 “산은과 논의하는 주장에서 대안적 거래방식을 다각적으로 검토 했을 것 같은데 공시나 보도자료 외 인수 발표 이전에 검토했던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한진그룹 측은 “비밀 유지합의에 따라 산은과 협의가 있어야 투자합의서를 보여줄 수 있다”며 “확답할 수 없지만 재판부에 한정해서 보여줄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KCGI 측은 “온갖 사업상의 명분 만들어 경영권을 방어하려 했지만 법의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다”며 “항공산업의 통합을 법치주의적 관점에서 살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늦어도 다음달 1일까지 이번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대방에 대한 반박문은 이번주 금요일까지는 제출해야 한다.

KCGI 측은 이르면 26일 이번 재판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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