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원 1명, 하청업체 2명 등 3명 작업중 희생
폭발 발생 40여분 지나 소방서 '늑장 신고' 의혹
최정우 회장 "안전은 최고가치"...인명사고 이어져

24일 오후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고압산소 취급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소방청 제공.

[포쓰저널]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또 폭발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3명이 숨졌다.

지난해 12월 폭발과 화재로 5명이 부상당한 지 1년도 채 안돼 다시 인명 피해 사고가 터졌다.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안전다짐대회를 개최하는 등 인명사고 방지를 다짐하고 있지만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최 회장은 2018년 10월 5일 포항 본사에 연 안전다짐대회에서 "안전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가치"라며 "포스코뿐만 아니라 협력사는 물론 모든 임직원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사전에 대비하고, 산업의 전 생태계가 총체적으로 안전할 수 있게 다 같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최 회장은 최근 이사회에 연임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이른바 '전태일 3법' 입법을 요구하며 25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 2분경 전남 광양시 금호동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음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광양제철소 소속 포스코 직원 ㄱ(40)씨와 배관 검사 업무를 하는 하청업체 직원 ㄴ(32)씨,ㄷ(53)씨 등 3명이 숨졌다.

소방당국은 폭발이 발생한 지 40여분이 지난 오후 4시 45분경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해 인명 구조 작업을 벌였다.

20여분 만에 자체 진화를 완료했으나 작업자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소방대원들이 2시간 동안 수색한 끝에 숨진 작업자 1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광양제철소는 당시 제철소 1고로 주변에 있는 산소 배관 설비를 점검하던 중 산소가 새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과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날이 밝는 대로 과학수사팀을 현장에 투입해 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여수고용노동지청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포스코 사측은 이날 사고와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광양제철소에서는 지난해 12월 24일에도 폭발과 함께 불이 나 연구원과 기술자 등 5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폭발로 인한 잔해가 이순신대교까지 날아가 꽂히기도 했다. 수사 기관은 사전에 안전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현장을 지키지도 않았던 연구 관련 안전 관리 책임자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해 7월 1일에도 정전으로 굴뚝에 설치된 안전장치인 블리더(bleeder)가 자동으로 열리고 불완전 연소한 가스가 외부로 나오면서 불꽃과 검은 연기가 하늘을 덮어 주민들이 불안해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23일부터 이틀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사무실을 포함한 전국 곳곳의 민주당 사무실 점거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를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기업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2018년 10월 안전다짐대회를 여는 등 현장 인명사고 방지를 약속했지만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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