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에너지硏 K스타, 1억도 상태서 20초 동안 플라즈마
세계 최고·최장 기록...일본 5초, 유럽 7초 수준에 머물러
케이스타, 2025년까지 300초 연속 운전하는 것이 목표
중수소 1g으로 석유 8톤 해딩 친환경 에너지 생산 가능

케이스타./자료=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포쓰저널=김유준 기자] 한국의 인공태양이 세계 최초로 섭씨 섭씨 1억도 상태서 20초 동안 가동하는 데 성공하면서 꿈의 에너지인 '핵융합' 발전에 한발짝 다가섰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케이스타(KSTAR)'가 20초 동안 초고온 플라스마를 발생시켰다고 24일 밝혔다.

플라스마 발생 과정./자료=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태양 중심 온도인 1500만도의 7배에 달하는 1억도는 '초고온 플라스마'를 발생시킨다.

핵융합의 연료인 가벼운 원자핵(중수소, 삼중수소)에 특수 전기 장치를 이용해 섭씨 1억도 까지 올리면 전자가 분리되고 이온화된 다량의 원자핵과 전자가 고밀도로 몰려 있는 플라스마 상태가 된다.

플라스마 상태의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서로 충돌하면 중성자와 원자핵(헬륨)이 생성된다.

이때 생성된 중성자와 헬륨의 질량의 합은 충돌 전의 중수소, 삼중수소의 질량의 합보다 작은데 이 질량의 차이가 열에너지로 변환된다. 이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면 핵융합 발전이 된다.

핵융합 에너지의 연료인 중수소는 바닷물에 들어 있다. 욕조 절반 가량의 바닷물에서 얻은 중수소와 노트북 배터리 하나에 들어가는 리튬으로 한 가정이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중수소 연료 1그램(g)으로 석유 8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며 환경 오염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아 '꿈의 에너지'로도 불린다.

토카막 장치./자료=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케이스타는 플라스마 상태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에너지를 생산하는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다.

이를 구현하려면 초고온 플라스마를 자기장으로 가두는 도넛 모양의 '토카막 장치' 내에서 초고온 플라스마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카막은 강력한 자기력선 그물망을 이용해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가두고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불순물이 없는 플라스마 구현을 위해 극저온·초고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다른 핵융합 장치들은 케이스타처럼 초전도 자석이 아닌 상전도 구리 자석을 이용하기 때문에 과도한 온도 상승으로 장시간 운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한국핵융합연구원은 내부에 자기 장벽을 만들어 플라스마 성능을 고성능 운전 모드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내부수송장벽'(ITB) 모드를 통해 장시간 플라스마를 유지했다.

핵융합 반응이 안정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초고온 플라스마가 오랫동안 유지돼야 한다.

플라스마를 10초 이상 운전한 경우는 전 세계 핵융합 장치 중 케이스타가 처음이다.

일본, 유럽 등 다른 핵융합 장치들은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스마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10초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핵융합연구원은 초고온 플라스마를 2018년에는 1.5초, 올해 3월에는 8초 넘게 유지했다. 일본은 5초, 유럽은 7초가 최장 기록이다.

한국핵융합연구원의 최종 목표는 2025년까지 300초 연속 운전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플라스마에서 발생한 열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디버터'의 소재를 기존 탄소에서 텅스텐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연구원은 국제 핵융합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계획대로 2035년 핵융합 에너지의 효율성 실증에 성공하게 되면 2050년께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TER는 핵융합 발전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로다.

윤시우 핵융합연 케이스타 연구센터장은 "핵융합 에너지는 핵분열 반응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보다 효율은 10배 이상 높으면서 방사성 물질 누출 우려가 없는 차세대 청정에너지다"며 "이번 성과는 ITER 실험에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에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나용수 연구팀,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12월 10일까지 실시되는 실험 결과는 내년 5월 열리는 핵융합 연구자들의 올림픽 'IAEA 핵융합에너지 콘퍼런스'에서 전 세계 핵융합 연구자들에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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