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빅딜 배후 김석동' 보도에 "법적 조치"
전 금융위원장 김석동, 현재 한진칼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이동걸 "고교 동창에 금감위서 같이 일한 건 맞지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과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인 김석동 한진칼 이사회 의장./자료사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과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인 김석동 한진칼 이사회 의장./자료사진

[포쓰저널]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에 8천억원의 공적자금를 투입한 것과 관련해 '김석동 역할론'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산은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을 대한항공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한진칼을 통한 것이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배력을 유지시켜주기 위한 것이고 이는 곧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장 출신인 김석동씨는 현재 한진칼 사외이사로 이 회사 이사회의장을 맡고 있다.

김씨와 이동걸 산은 회장은 고교 동창이자 금융 관료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9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에서 산은의 한진칼 8천억원 지원 배후에 김석동 한진칼 이사회 의장이 있었다는 보도를 한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보도에 따르면 김 의장이 저에게 결정적 조언했고 수시로 의견 교환했고 매개체 역할로 8군데 걸쳐서 이 딜을 추진했으며 사석에서도 자주 만나는 막역한 사이라고 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석동 의장이 이 딜의 위에, 옆에, 뒤에 있었는지 모른다. 고등학교 동기인 것은 사실이고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같이 일한 적도 있는 좋은 사이인 것은 맞지만 2004년 이후 만난 기억도, 통화한 기억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보도로 밀실 야합이라는 악의적인 오해를 일으키고 있고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어 해당 기사에 대한 법률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는 명예훼손이고 항공산업의 중차대한 일에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연합인포맥스는 16일 ‘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 뒤에 김석동 있었다’란 제목의 보도를 통해 김석동 전 위원장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김 전 위원장이 지난 4월부터 한진칼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국내 항공 재편을 구상해 왔으며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자 자신의 항공산업 재편 구상을 정부 당국에 전하고, 빅 딜의 밑그림이 그려나가는 데 숨은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또 금융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산은의 강도 높은 경영감시를 받아야할 한진칼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후배 공무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고도 했다.

김석동 전 위원장은 1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윈윈게임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산업은행이 (국적항공사 통합)안을 주도했고 나는 사외이사로서 훈수를 뒀다"고 했다.

이동걸 회장과 김석동 전 위원장은 경기고등학교 68회 동기동창이다.

2003년 옛 금융감독위원회에서 부위원장과 감독정책국장으로 같이 일한 적이 있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