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기정사실화..."보궐선거용" TK 발끈

정부 검증위 "김해신공항 추진 근본적 재검토 필요"
부산시-민주당, 가덕도신공항 쪽으로 사실상 굳어져
TK-야당, "부산시장 선거 덕보려고 무리하게 변경"
2016년 국제 평가선 가덕도 가장 낮은 점수 받아

강민혁 기자 승인 2020.11.17 17:39 | 최종 수정 2020.11.17 19:27 의견 0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부는 17일 김해신공항안(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동남권 신공항 추진 방향을 사실상 가덕도 신공항 건설 쪽으로 틀었다.

부산에서는 이에 적극 찬동하는 분위기지만 대구·경북에서는 "약속 위반"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우고 정책일관성과 경제성을 무시한 채 선심 행정에 기를 쓴다는 비난이 나온다.

가덕도신공항안이 확정되면 이미 군위·의성에 대구신공항을 짓기로 한 만큼 영남권에서 신공항 2개가 한꺼번에 추진되는 셈이 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는 이날 "김해신공항안은 안전, 시설운영·수요, 환경, 소음 분야에서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평가결과를 밝혔다.

검증위는 "(김해공항 확장안은) 비행절차의 보완 필요성, 서편 유도로의 조기설치 필요성, 미래수요 변화 대비 확장성 제한, 소음범위 확대 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며 "국제공항의 특성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 면에서 매우 타이트한 기본계획안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정부의 김해신공항 확정이 절차적 하자도 있었다고 했다. 법제처는 '공항 시설 확장을 위해선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로 유권해석을 했는데, 검증위도 이런 논리를 그대로 수용했다.

검증위는 "산악 장애물은 원칙적으로는 방치해서는 안된다. 예외적으로 방치하려면 관계 행정기관장의 협의 요청이 필요하다는 것이 법제처의 해석"이라며 "이를 고려하지 않은 김해신공항안은 결과적으로는 법의 취지를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뒤 "지난해 12월 이후 치열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내린 결과를 정부와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국민 여러분이 최대한 존중해달라"고 했다.

부산신항과 가덕도(오른쪽)./연합뉴스


부산시 쪽에서는 검증위 발표를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부산시는 신공항 부지로 부산신항 인근 가덕도를 강력하게 밀고 있다.

부산시는 2030년 부산 월드 엑스포 이전에 가덕 신공항 건설을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항 건설 공사에 7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2022년 착공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권은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전제로 가덕도 신공항건설특별법을 발의하기로 했다.

김해신공항이 무산되면 현실적으로 가덕도 이외에 다른 후보지가 없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김해신공항은 과거 정부가 정치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소음과 안전문제로 확장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물류 산업 차원에서 가덕도신공항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사업 기간 단축을 위한 특별법 입법까지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시기를 단축하거나 절차를 간소화 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별법 입법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지역 의원들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가덕도 안에 적극 반대하지는 않고 있지만 결이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의식해야 하지만 텃밭인 대구·경북의 입장을 외면할 수 없는 연유로 풀이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에게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특별한 정치적 목적이 있었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국책사업을 이렇게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물론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국무총리 시절에는 김해신공항 확장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내년 보궐선거에서 덕을 보려고 무리하게 변경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도 감사원 감사를 통해서도 이 사업의 변경이 적절한 지 안 적절한 지를 반드시 따져보는 과정을 거치도록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대구·경북의 반발은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2016년 동남권 공항으로 경남 밀양을 밀었던 대구·경북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해신공항은 지난 10여 년간 영남권 5개 자치단체가 밀양과 가덕도로 나뉘어 갈등한 끝에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라는 세계 최고 공항전문기관의 용역 결과에 따라 결정한 신공항의 대안”이라며 “대구·경북은 가덕도 신공항에 합의해 준 적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대책회의를 연 뒤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곽상도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은 “동남권 공항으로 김해신공항을 건설할 것이라는 국토교통부 입장이 번복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다만 군위·의성에 통합 신공항을 건설하는 만큼 대구·경북의 반대 여론도 예전 처럼 드세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경남도 지리산권과 남부 해안권, 중부권과 동부권 등 위치에 따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린다.

울산도 가덕도보다는 지리적으로 밀양이나 김해를 선호하는 여론이 많다.

2016년 19억원을 들여 실시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연구용역 결과에서는 김해공항 확장안과 밀양 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등 3개 안 중 김해공항 확장안이 월등하게 높은 점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1000점 만점에 활주로1개 건설 기준으로 김해공항 확장이 805점을 받은 반면, 가덕도는 619점에 그쳐 686점을 받은 밀양 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26년까지 김해신공항을 완공할 계획이었다. 기본계획안 용역에만 30억 원 이상이, 사전 연구용역까지 합하면 7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이미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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