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부실 아시아나에 5.7조 넣고 또 8천억 투입"
"독과점 해소, 고용 안정 등 명시적 대안도 없이 지원
한진칼 경영 의결권 적극 행사 등 실효적 보완책 필요"

지난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임경호 기자] 참여연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기업부실에 대한 책임 추궁과 함께 독과점 해소, 고용안정 등에 대한 구체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17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발표에 대한 입장' 논평을 통해 "기업 부실을 심화시킨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나 한진칼의 경영에 대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방침, 독과점 해소, 고용안정 등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 8천억원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미 3조 3천억원 규모의 차입금에 더해 2조 4천억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아시아나항공에 추가로 투입하고도, 다시 한진칼을 통해 8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양대 항공사와 그 계열사인 저비용항공사(LCC)를 포함하면 국내선 점유율이 60%가 넘어 독과점이 발생할 우려가 크고 이에 따른 소비자 편익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중복 노선 조절 등을 통해 운용효율성과 소비자 효용이 증대할 것이라고 판단한 근거도 모호하다"고 했다.

또 "기간산업기금 설계 당시 본사 및 하청협력업체 등 노동자에 대한 고용유지 조항이 미흡해 여러 항공사들에 대한 정리해고와 권고사직 등의 조치가 이어진 바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고용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없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한진그룹 측의 확약만을 이유로 8천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하기에는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향후 있을 기업결합 심사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인수합병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글로벌 항공시장의 경쟁이 아무리 치열하더라도, 국내노선 점유율 60%가 넘는 양사의 통합이 시장에 가져올 독과점의 우려는 적지 않다"고 했다.

이어 "산업은행의 주장에 따르면 저비용 항공사와의 경쟁으로 통합 후에도 점유율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현재 저비용항공사의 대표주자들인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합병 결정을 계기로 이후 항공업계 전반에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정부와 산업은행이 기업 부실을 심화시킨 아시아나 경영진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 한진칼의 경영에 대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방침, 독과점 해소방안, 고용안정 등 8천억원의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특히 아시아나항공에 이미 투입된 3조 3천억원대의 차입금 및 지원이 결정된 2조 4천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의 회수방안과 이익배당 금지, 임직원 연봉동결 등의 조치 이행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독과점 여부와 경쟁제한성을 철저히 심사하여 국내 항공산업의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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