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한진 협의는 부실 떠넘기기식 졸속 매각
가치평가·거래조건 협상 등 기업인수 과정 생략
무리한 외부 자금 조달·무의미한 담보 지분 제공"

[포쓰저널=임경호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3자 주주연합 측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산업은행이 발표한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두고 "부실 떠넘기기 식 졸속 매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방안과 관련 산은과 한진그룹이 맺은 계약이 서로의 필요에 의한 야합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KCGI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입장문을 통해 산은과 한진그룹이 맺은 3자 배정 증자 방식 등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방안이 통상적인 기업 인수 절차를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인수 과정에 필요한 실사 및 가치평가, 거래조건 협상 등이 모두 생략됐다는 이유다.

KCGI는 "추가 부실을 예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부채 12조원과 자본잠식상태의 아시아나항공을 충분한 절차와 논의 없이 인수하는 것은 다수의 다른 주주를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금 조달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KCGI에 따르면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자산 매각이나 기존 주주 증자를 통해 산은에서 제공하기로 한 자금을 자체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3자 배정 증자와 교환사채(EB) 방식의 외부(산은) 자금 조달 방안을 택했다.

KCGI는 조 회장이 산은에 담보로 제공하는 지분 6%도 무용하다고 비판했다.

KCGI는 "해당 지분은 금융기관들에 담보로 제공된 것이므로 후순위로서 실효성이 없다"며 "그마저도 경영책임에 대한 담보가 아닌 인수합병계약의 이행을 위한 담보여서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KCGI는 이 같은 절차를 강행할 경우 "조원태 회장으로 하여금 무자본으로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해 세계 7대 항공그룹의 회장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만을 위한 혈세 지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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