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수위 꾸렸는데...의외의 복병 만난 바이든

트럼프 임명 머피 조달청장 "아직 승자 분명치 않다"
인수위 예산, 사무실 등 지원 제공 거부...바이든 발묶여
로이터 "바이든 측, 조달청 상대 소 제기 등 대응 부심"

김현주 기자 승인 2020.11.10 16:13 | 최종 수정 2020.11.10 16:21 의견 0
에밀리 머피 미국 연방 조달청장.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머피 청장은 아직 조 바이든의 대선 승리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인수위원회 활동에 필요한 예산과 시설 등의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머피 청장의 승낙이 떨어지지 않는 한 바이든의 정권 인수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진=AP 연합뉴스


[포쓰저널] 46대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를 선언한 민주당 조 바이든 진영이 생각치 못했던 복병을 만나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

바이든은 이미 코로나19 대응팀 등 대규모 인수위원회를 꾸리고 활동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이에 필요한 예산과 사무실 등의 지원을 거부 당하고 있다.

인수위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은 연방 조달청(GSA)을 통해 이뤄진다.

그런데 조달청장인 에밀리 머피가 아직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자라는 걸 인정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머피 청장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조달청에 임명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9일 오후(현지시간) 바이든 진영이 조달청의 이런 태도에 몹시 황망한 상태이며 조달청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달청 대변인은 "머피 청장이 아직 승자가 분명한 상태에 이르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만 로이터에 말했다.

조달청은 통상 미국 대형 언론사들에 의해 대선 승자 선언이 있으면 당선자를 인정하고 인수위 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해주었다.

하지만 이번엔 현직 대통령인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선거 일주일째인 현재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일부 주에서는 개표 무효 소송을 벌이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조달청도 예년과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수위 측은 바이든의 승리는 이미 확정적이고 트럼프가 주장하는 선거 불법도 아무런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인데도 조달청이 인수위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며 격분하고 있다.

바이든은 이미 코로나19 대응팀을 비롯해 대규모 인수위를 꾸린 상태지만 막상 이들은 근무할 사무실 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정부의 기밀 문서 등 중요 정보에 접근할 수도 없고, 인수위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할 수도 없다.

국무부도 인수위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국무부 시설과 조력이 없으면 바이든과 외국 정상들과의 원활한 소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 헌법과 법률에는 조달청이 언제 당선자를 인정하고, 인수위에 예산과 시설 제공을 해야 하는 지 명확한 규정이 없다.

바이든 측은 이미 당선자가 명확해진 상태서 조달청의 지원 거부는 법적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법적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익명을 요구한 인수위 관계자가 "소송도 있지만 다른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다른 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 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조달청이 바이든과 민주당 공세에 만만하게 당할 것 같지는 않은 분위기다.

공화당을 상대로도 유사하게 지원을 늦춘 전례가 있는 만큼 법적으로는 물론 관례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것.

2000년 대선에서 공화당 조지W 부시와 민주당 앨 고어가 플로리다 재검표로 대치할 당시 조달청은 선거일 5주가 지난 시점에 부시의 당선을 인정하고 인수위 지원을 시작한 한 적이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자가 9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 한 사무실에서 첫번째 인수위원회 회의를 한 뒤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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