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종료 나흘만에 델라웨어 자택인근서 대국민연설
통합, 화해,치유 강조..."민주당 아닌 미국 대통령될것"
트럼프 "내가 승리"불복..."공정한 선거결과 수용" 보도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오후(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선 승리선언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포쓰저널] 미국 46대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78)이 7일 오후(현지시간) 대선 승리를 공식 선언하는 대국민 연설을 했다.

선거일(3일) 이후 나흘만이다.  

하지만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승복선언을 하지 않고 되레 자신이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에선 1896년 대선 이래 패자가 먼저 승복 메시지를 보내고 이후 당선인이 승리선언을 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 전통이 124년만에 깨진 셈이다.

바이든은 이날 오후 8시경 부터 그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리버프런트 체이스센터에 마련된 임시 연단에서 약 15분 가량 연설했다.

그는 "가장 먼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제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미국의 치명률을 이처럼 높게 방치할 수 없다"며 "유행병 종식을 위해 과학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대믹을 다룰 전문가 그룹을 9일 임명하겠다고 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지지자들을 의식해 연설 중 '통합'과 '화합' '치유' 등의 단어를 연신 구사했다.

그는 "나는 모든 미국인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며 "분열이 아닌 단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이들의 실망을 이해한다"며 "우리는 경쟁자였지만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원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통치하겠다"며 "정당을 뛰어넘어 협력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 명령이다"고 했다.

바이든은 "미국이 다시 세계로부터 다시 존경받게 하겠다"며 한국 등 동맹과의 외교 정책기조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7일 오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선 승리 선언 연설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56)도 바이든에 앞서 10여분간 연설했다. 

남은 절차는 12월 14일 대선 선거인단 투표, 내년 1월 6일 연방 의회의 선거인단 개표 결과 승인, 같은 달 20일 연방의회 의사당 앞 취임식이다.

바이든은 취임 시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변호사 출신인 바이든은 1972년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6선에 성공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8년 간 부통령을 지내는 등 화려한 정치 경력을 갖고 있다.

바이든의 대권 도전은 1988년, 200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였다.

역시 법조인 출신으로 현직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자 첫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 되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해리스의 부친은 자메이카, 모친은 인도 출신 이민자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개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바이든 연설 직전에도 트위터에 "내가 선거에 이겼다. 7100만표의 합법적인 표를 받았다"면서 "불행스런 일이 벌어졌다. 우리편 참관인의 개표소 참관이 불허됐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고 썼다.

또 "수백만의 우편투표가 요청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보내졌다"며 우편투표 사기론도 반복했다.

다만 AP통신은 바이든 연설 직후 백악관 측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결과를 수용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이런 입장이 트럼프가 현 상황에서 대선 패배를 인정한다는 의미인 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선거에서 진 것은 1992년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28년 만이다. 

1789년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231년간 백악관을 거친 대통령 45명 중 연임에 실패한 이는 지금까지 10명에 불과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과 카말라 해리스가 7일 오후(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선 승리 선언 연설을 한 뒤 가족들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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