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분사 '빨간불'...외국인이 '관건'

국민연금 "주주가치 훼손 우려로 반대"...개인들도 반감
30일 주총 외국인 지지없으면 '물적분할안' 부결 가능성

이예진 승인 2020.10.27 23:49 | 최종 수정 2020.10.28 00:41 의견 0
LG그룹 여의도 본사./사진=연합


[포쓰저널] 국민연금공단이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부문 물적분할 계획에 반대 의견을 내며 LG화학 분사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연금은 LG화학의 2대 주주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7일 제16차 위원회를 열어 30일 LG화학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분할계획서 승인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분할계획의 취지 및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지분가치 희석 가능성 등 국민연금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 반대 이유다.

이번 결정은 국민연금이 2018년 주주권 행사의 투명성·독립성 제고를 위해 도입한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LG화학은 30일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부를 분사한 뒤 IPO(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다.

17일 이사회에서 2차 전지(배터리) 사업부를 떼내 100% 자회사로 만드는 물적 분할을 결의했다. 12월 1일자로 가칭 'LG에너지솔루션'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20일부터 29일까지 배터리 부문 분사를 놓고 주주들을 상대로 전자투표를 진행 중이다. 

27일 장 마감 기준 LG화학의 지분율은 ▲LG그룹 33.37%(LG 3.34%, LG연암문화재단 0.03%) ▲ 국민연금 10.57% ▲자사주 2.34% ▲ 외국인 38.74% ▲개인 등 소액투자자 14.98% 등이다.

지분율 5% 이상인 공시의무 기관투자자는 없다.

 LG화학의 물적 분할이 결의되기 위해선 상법상 주총에 출석한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외국인 주주가 대부분 참석하지 않고 나머지 주주들이 모두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참석률은 약 60%가 되고 분할 안 통과에는 전체 의결권의 40%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LG는 개인 등 소액투자자의 절반 정도인 7%의 찬성을 끌어내야 하는데,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LG화학의 배터리 성장성에 배팅했던 개인 투자자 대부분은 미래 가치 희석 우려 때문에 물적분할 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피해를 막아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나머지 주주들과 함께 외국인 주주 20%가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참석률은 80%가 되고 분할안 통과를 위해서는 5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소액투자자들이 전부 반대한다면 LG는 참석한 외국인 주주 전체의 찬성을 이끌어 내야 분할안을 통과시킬 수 있게 된다.

LG로선 다행인 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ISS(국제의결권자문기구)를 비롯해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대부분 찬성의견을 냈다고 하는 점이다.

LG화학 측은 국민연금 반대 의견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를 비롯해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대부분 찬성한 사안인데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분할은 배터리 사업을 세계 최고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으로 주주총회때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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