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 물류시스템 약점 해결
물류·유통 '데이터 공유'는 숙제

26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좌)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CJ-Naver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 장면./사진=CJ.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물류 1위 업체 CJ대한통운이 손잡으면서 온라인 유통 산업의 핵심인 ‘배송’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풀필먼트(fulfilment)’ 서비스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물류업체가 제품 판매자로부터 상품을 미리 받아 상품 배송, 반품, 보관, 재고 관리 등 일련의 과정을 도맡아 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상품 관리·배송 서비스를 맡기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마존이 미국 온라인시장을 재패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국내에서는 쿠팡이 ‘로켓 제휴’라는 이름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협력으로 네이버 입장에서는 물류시스템을 빠른 시일 내 구축하면서도, 직접 투자 시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1석2조 효과를 누리게 됐다.

네이버는 브랜드 스토어(백화점), 특가창고·네이버 장보기(대형마트), 라이브 커머스(홈쇼핑), 스마트스토어(오픈마켓) 등을 운영하며 2019년 거래액 기준으로 업계 선두주자인 쿠팡을 앞질렀다.

CJ대한통운이 네이버쇼핑 입점 업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담당하면 기존 약점으로 꼽혀왔던 배송 시간과, 배송 오류 등 물류시스템 관리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출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의 배송 시스템을 활용해 배송 시간 단축과 함께 ‘새벽 배송’ 등 다양한 배송 형태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J대한통운 입장에서도 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있는 네이버 쇼핑과의 제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양사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각 사가 가진 데이터를 호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두 회사는 물류 관련 기술개발에 상호 협력해 주문부터 배송 알림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수요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 등의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 데이터와 물류 데이터를 일원화해 모두 보유하고 있는 쿠팡은 병목 현상이나 오배송률이 낮다. 상품의 주문부터 배송까지 모든 프로세스에 쿠팡이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해도 실시간으로 문제 파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물류 업체와 유통 업체의 정보(데이터) 비대칭성은 결국 라스트마일(상품이 최종목적지까지 배송되는 과정)에서의 병목을 만드는 원인이 될 것”이라며 “CJ대한통운과 네이버의 협력은 데이터 단계에서부터 긴밀하게 이뤄져야 소비자와 판매자를 더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CJ그룹과 네이버는 26일 e커머스 혁신을 위한 e-풀필먼트 사업 공동추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포괄적 사업제휴를 맺고, 6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기로 했다.

물류 부문에서 CJ대한통운과 네이버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각각 상대 측에 매각하는 형태다. 주식 교환을 통해 CJ대한통운은 네이버의 지분 0.64%,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의 지분 7.85%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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