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첫 발생 이후 방방곡곡 확산…22일만 16명 속출
백신 불안감 가중 …사망-백신 인과관계는 파악안돼
질병청 "접종 중단 필요없어"..의협 "의사들에 중단 권고"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한 시민이 독감 예방 접종을 위해 접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이날에만 사망 사례가 16건이나 발생해 독감 백신과 예방주사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사망과 백신 간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의사단체가 일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향후 일주일간 접종 유보를 권고하기로 해 시민들 혼선은 커지고 있다.

22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총 27명으로 집계됐다.

16일 인천을 시작으로 전남 광주·순천·목포, 전북 고창·임실, 제주, 대구, 경기 광명·고양, 경북 성주·상주·영주·안동, 경남 창원·통영, 서울, 강원 춘천·홍천 등 사망자는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인천 고교생 등 일부를 제외한 사망자 대부분은 고령자로 파악됐지만, 기저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접종자의 사망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22일 강남구 삼성동 재활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84살 남성과 영등포구 내 한 의원에서 접종한 72살 남성이 숨졌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같은 회사에서 제조한 백신을 맞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84세 남성은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 춘천에서는 고혈압, 당뇨, 부정맥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79살 남성이 사망했다. 전날 동네 의원에서 보령바이오파마 독감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천에서도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서석면에 거주하는 80대 노인이 사망했다.

인천 선학동에서도 20일 연수구의 한 의원에서 무료 접종을 받은 70대 남성이 사망했다. 백신 종류는 엘지화학의 ‘플루플러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주’로 알려졌다.

전남 광주와 순천, 전북 임실에서도 독감 예방 접종을 한 80대가 각각 숨진 사례가 확인됐다.

이들이 맞은 독감백신은 각각 녹십자 제품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4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 창원과 통영, 창녕 등에서 70대 4명의 사망 사례가 보고됐고, 대구 경북에서도 4건의 사망 신고가 접수됐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전국적으로 급증하자,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접종을 계획 중인 사람들은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백신과 사망 간의 구체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며 “아직은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희와 전문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접종 전면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보고 되고 있는 데 현재까지 단 1건도 인과관계가 밝혀진 바 없다”며 “국민 불안감 해소와 원인 규명, 의료기관 접종 환경 준비 등을 위해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독감 백신 접종을 하고있는 일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접종 유보를 권고할 예정”이라며 “질병청에서 백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고 있으나 일선 의료기관에서 안심하고 접종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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