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전쟁' 준비마친 中...'블랙리스트' 이어 '수출통제법' 제정

'국가안보' '상호주의' 명분 사실상 전 품목 수출 금지 조치 가능
12월 1일 부터 시행...보복 조치 국제적 명분용 제도정비 일단락
'반도체 수출 중단' 등 이유 희토류 등 한국향 수출 제한도 가능

김현주 기자 승인 2020.10.18 14:04 의견 0
2019년 6월29일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담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AP연합뉴스


[포쓰저널] 중국이 자국산 제품과 기술의 제3국 수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수출통제법'을 새로 제정했다.

특정 품목의 수출이 중국의 국가안보 및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되거나, 다른 나라가 무역에서 중국을 차별하는 경우 중국 정부는 이 법을 발동해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및 기술패권 분쟁 장기화에 대비해 보복 조치 시 국제사회에 제시할 수 있는 근거법령 정비작업을 일단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1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전인대 상임위)는 전날 열린 22차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출통제법 제정안을 의결, 12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9월19일 '신뢰할 수 없는 실체' 관련 규정을 공표하고 언제든지 실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적대적 외국 기업이나 개인과의 거래를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수출금지법은 중국산 생산품이나 희토류 자원, 소프트웨어 기술 등 개별 품목에 대한 거래 제한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도널트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잇따른 중국 기업과의 거래차단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근거를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들로 풀이된다.

'신뢰할 수 없는 실체' 지정을 통해 화웨이, 틱톡 등 중국 기업 차별에 보복 조치를 취하고, 수출통제법을 통해 반도체 등 첨단 제품에 대한 중국향 수출 제한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수출통제법은 일반 규칙, 통제 정책, 통제 목록 및 통제 조치, 감독 관리 및 법적 책임, 보충 조항 등 5개 장, 49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수출 통제 목록, 포괄적 통제 및 임시통제, 수출 비즈니스 자격 및 수출 허가 시스템, 최종 사용자 및 최종 사용 관리 등에 대한 자세한 규정을 담고 있다.

왕 루이허 전인대 상임위 법무위원회 경제법률 사무소장은 수출 통제 범위와 관련해 "전통적인 이중 용도 품목, 군수품 및 핵 제품 외에도 국가 안보 및 이익의 유지와 비확산 등 국제적 의무 이행과 관련된 상품, 기술, 서비스 등은 물론 기술 데이터도 포함된다"고 했다.

제한 행위의 범위에 대해선 "중국 내에서 해외로 통제 품목을 이전하거나 중국 시민, 법인 및 비법 인 조직이 통제 품목을 외국 조직 및 개인에게 제공하는 행위 모두가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했다.

상호주의 규정도 적시됐는데, 이에 따라 어떤 국가나 지역이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해 중국의 안보와 이익을 위협하는 경우 중국은 상황에 따라 해당 국가 또는 지역에 대해 상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상호주의 따라 한국도 수출 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기업이 중국향 반도체 수출을 중단한 것을 이유로 중국도 반도체 제조용 희토류나 장비의 한국향 수출을 합법적으로 제한할 수 있게 된다.

왕 루이허는 "수출통제의 이행은 핵 비확산과 같은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관행이다"고 수출통제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고 신회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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