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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신들과 왕들(Exodus: Gods and Kings)=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크리스찬 베일, 조엘 에저튼, 시고니 위버, 벤 킹슬리, 아론 폴, 인디라 바르마/제작: 2014년 영국, 미국, 스페인 /러닝타임: 154분 /시청연령: 15세

 

[포쓰저널]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이집트의 파라오인 람세스에 맞서 40만 노예를 이끌고 이집트 대탈출을 시도하는 모세의 여정과 이집트에 닥친 10가지 재앙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운명을 받아들이지만 그 운명에 순응하기 보다는 운명을 개척해가는 한 남자, 그 가운데 평화와 공존을 찾아가는 유구한 여정, 모세의 출애굽기에 관한 리들리 스콧 식의 독법과 스펙터클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다.

모세의 출애굽기는 이미 <십계>(1956), <이집트 왕자>(1998) 등으로 만난 적 있는 이야기다. 

리들리 스콧은 블록버스터급 스케일과 독법으로 출애굽기의 재현과 해석을 시도했고 결과는 꽤 성공적이었다.. <글래디에이터>(2000)부터 시작해 <프로메테우스>(2012) 등을 거치며 리들리 스콧은 시대극에 관한 나름의 일가를 이뤄왔고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잠정적인 결론으로 보일 만큼 모든 걸 쏟아 부었다. 

강력한 이집트 왕국을 건설하겠다는 야심 하에 형제처럼 자란 람세스와 모세. 하지만 두 사람은 곧 각자의 운명을 따르며 적이 돼 반목한다. 

“<글래디에이터>를 능가하는 화면을 준비했다.”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을 두고 리들리 스콧가 했던 공언이다. 

<글래디에이터>의 로마를 뛰어넘는 이집트의 무대는 최첨단 시각효과와 3D로 다시 살아난다. 시각적 스펙터클이 영웅 서사와 만날 때의 압도감이 있다. 

볼거리에는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모세 역을 맡은 크리스찬 베일은 유대율법, 코란까지 독파하며 “모세는 정신분열증 환자 같다. 내가 아는 가장 야만스런 인물 중 하나”라는 자신만의 캐릭터 이해까지 덧붙여가며 역할에 몰입했다. 

리들리 스콧은 “모세 이야기는 억압에 대한 자유의 승리”로 창작의 영감을 자극한다며 모세를 현재까지도 유효한 “혁명가이자 자유의 화신”으로 이해하고 영화에 접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민족과의 조화, 종교적 평화의 갈구 등 공존의 메시지와 더불어 그 공존이 어떻게 깨질 수밖에 없었는지, 혹은 그 공존을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탐구한다. 

동시에 끝없는 대결과 결투 속에서도 끝내 고향으로 향하려는 리들리 스콧의 세계 속 남성 캐릭터의 특징을 이번에도 확인할 수 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미 하나의 역사다. 사극, SF, 미스터리, 액션,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작품을 쏟아내고 있는 그의 필모그래피만 봐도 증명된다. 

시대극을 향한 그의 애정은 데뷔작 <결투자들>(1977)에서부터 드러난다. BBC에서 연출자로 일하다 광고업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그는 40살에 처음으로 영화 <결투자들>을 만든다. 영화는 1800년대 나폴레옹 시대 두 장교의 숙명적 결투를 담고 있다. 

그 후 <글래디에이터>를 시작으로 본격 시대극 연출이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과 운명의 선택을 받은 남자에 관한 관심은 리들리 스콧의 시대극의 모티프다. 

<1492 콜럼버스>(1992), <킹덤 오브 헤븐>(2005), <로빈 후드>(2010) 등을 거치며 갈등과 대립, 공존과 화해, 운명과 결단의 모티프를 변주해왔다.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그런 과정 속에서 가능했던 가장 장대한 시대극일 것이다.

그의 지난 성과를 시대물로만 한정하는 건 그의 일부만 본 것이다. SF물과 여성영화사에 전설 같은 <블레이드 러너>(1982), <델마와 루이스>(1991)도 있고 <마션>(2015), <올 더 머니>(2017) 등 근작의 호평도 있다.

2014년 12월 국내 개봉한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전국 누적관객 151만명, 스크린매출 124억원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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