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디지털금융, 혁신-규제 '두마리 토끼' 잡을 묘수 있나

한국경쟁포럼 '혁신경쟁촉진을 위한 주요과제' 세미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예측가능성 담보할 기준 마련 필요
디지털 금융법, 혁신과 시장무결성 중 후자에 무게중심

김유준 기자 승인 2020.10.15 23:28 | 최종 수정 2020.10.15 23:41 의견 0
15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B에서 (왼쪽부터)임용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박사, 류근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이호영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성운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한은석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박사, 이동원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총괄과장이 '혁신경쟁 촉진을 위한 주요과제' 세미나를 시작하고 있다./사진=김유준 기자

[포쓰저널=김유준 기자] 온라인 플랫폼과 디지털 금융 관련 법령 정비 작업이 정부차원에서 추진 중인 가운데 이들 법제화 과정에서 '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시장 무결성'에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법률, 경제 전문가들이 모여 '혁신경쟁 촉진을 위한 주요과제'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의 경우 실효성과 예측가능성을 담보할 법적 기준의 구체화에, 디지털 금융의 경우 혁신과 시장 무결성 중 후자에 좀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구글, 넷플릭스, 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선 공정거래위원회가 9월 말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관한법률'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계약서 작성·교부의무, 계약내용 변경 등의 경우 사전통지 의무를 부과하고 공정거래법상 거래 지위 남용 행위 금지조항을 구체화하는 등의 내용이 제정안에 포함돼 있다.

국회의원 5명도 각각 구글, 애플 등 앱 마켓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해 결제방식 강제 금지, 부당한 수수료 수취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고 있다.

핀테크 등 디지털금융과 관련해선 금융위원회가 본인신용정보관리업(MyData), 비금융정보 전문 신용조회업(CB) 허가 등과 관련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 규제 현황./자료=임용 교수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임용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추세와 규제 대상·범위 획정의 문제를 언급했다. 

임 교수는 "유럽,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플랫폼 규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오늘날은 플랫폼 전성시대면서 규제 전성시대 같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규제에 있어 규제의 수범 '대상'과 '범위'의 적절한 획정이 정책적 목표인 혁신 촉진을 통한 디지털 경제 활성화 달성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플랫폼 규제 시 '정의'의 중요성으로 마이데이터(본인 신용정보관리업)와 '개인신용정보' 논란을, 대상 획정의 중요성으로 넷플릭스법 적용대상 기준 논란을 제시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본격화되고 있으나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 관련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전자금융업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제공해야 할 신용정보 범위에 주문내역 정보가 포함되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콘텐츠사업자에게 망 품질 유지 의무를 지게 하는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한국 인터넷 기업들이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임 교수는 규제 범위의 획정을 3가지 모델로 나눠 세계 각국의 법안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경쟁법 규제가 피해야 할 3가지 오류와 2가지 함정을 제기했다.

임 교수는 "제대로 된 경쟁법 규제를 위해서 다양한 플랫폼 유형과 특징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플랫폼이 되기 위한 경쟁과 플랫폼 위에서의 경쟁을 혼동하지 말아야 하고 규제들의 중첩적·누적적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결론적으로 "공정거래법의 만능화와 규제의 입도선매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도선매화란 완제품이 생산되기 전에 미리 생산량을 예측하고 섣부르게 판매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국내 디지털 금융 관련 법제에 대한 평가./자료=김자봉 박사

김자봉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 박사는 디지털금융법에 대한 글로벌 동향과 정책 시사점을 발표했다. 

김 박사는 "어느덧 디지털 금융은 금융의 주류로 등극됐다"며 "국내서는 최근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는데 초기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디지털금융 법제가 글로벌 동향에 있어 경쟁력이 있는 지(금융혁신),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교훈을 반영했는 지(시장 무결성)를 따져봐야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세계 각국의 ▲핀테크 ▲스타트업 자금조달 ▲가상화폐 ▲오픈뱅킹 ▲빅테크 플랫폼 ▲규제 샌드박스 등 6가지 디지털금융의 유형과 함께 정책점 시사점을 발표했다.

그는 "금융혁신과 무결성 간 균형을 보장하는 규제 정답은 아직 없다"며 "혁신은 늘 부족하고 도덕적 해이와 시장실패는 차고 넘치므로 시장무결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조지프 스티글리츠 관점을 부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발표가 끝난 이후 이호영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성운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한은석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박사, 이동원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총괄과장이 참석한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매년 열리는 한국경쟁포럼 세미나는 올해로 15회를 맞이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경쟁촉진상 시상식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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