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
'연초박' 원인 장점마을 집단 암발병 사태 질타

백복인 KT&G 대표./사진=연합.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백복인 KT&G 대표가 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전북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주 원인으로 꼽힌 ‘연초박(담배 찌꺼기)’ 판매와 관련해 집중 질타를 받았다.

백 대표는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상온 60도에만 보관해도 문제가 발생하는 연초박의 위험성을 고지했어야 하지 않는냐는 질문에 "담배사업을 한지 100년이 넘었지만 과거 연초박 위해성 관련 문제가 된 적이 없어 고지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가슴이 아프고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회사 대표자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 누구의 책임이라고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의 “(발암물질) TSNA는 담배에서만 나오는 물질이라서 KT&G만 유일하게 유해성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에는 "송구스럽지만 TSNA는 장점마을 사태가 발생한 후 처음 들었다. 저는 기술, 연구 분야에서 일하지 않았고 회사 차원에서 보고 받은 것도 없다. 처음 봐서 뭐라고 말씀드릴 게 없다”고 했다.

이어 백 대표는 “사실관계를 근거로 해야 해 회사 입장을 즉각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수사기관이 요청하면 최대한 성실하게 자료 제출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장점마을에서는 2001년 인근에 비료공장이 설립된 후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에 걸려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2019년 11월 ‘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를 통해 집단 암 발병의 원인이 비료공장에서 연초박을 불법 건조할 때 나온 발암물질이라고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초박의 유일한 생산자인 KT&G가 2009∼2018년 전국에 유통한 물량은 5367톤이다. 이 중 2242톤이 kg당 평균 10원에 장점마을 인근 금강농산으로 반입됐다. 판매비용과 ‘식물성 잔재물 소각처리 단가’에 따른 절감 폐기 비용을 합산하면 KT&G가 얻은 수익은 약 6억2700만원이다.

장철민 의원은 “거대기업이 새발의 피인 폐기물 처리비용을 아끼느라 최소 14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익산시 뿐 아니라 전라북도와 환경부, 농촌진흥청에도 책임이 있다”며 “장점마을 외에도 연초박이 유통된 지역을 중심으로 환경 피해 발생 여부 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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