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씨 APOV] 한국사회에 팽배한 '혐오'의 해법은?

티앤씨재단 APOV 'Bias, by us' 온라인 컨퍼런스 성료
"혐오적 발언에 대한 성찰 필요...사회적 공분과 혐오, 구분해야"
"특정집단 편견 강화하지 않도록 미디어, 플랫폼이 역할해야"

염지은 승인 2020.10.05 00:33 | 최종 수정 2020.10.09 14:02 의견 1
티앤씨재단의 APOV 컨퍼런스 'Bias, by us'의 4일 마지막 세션에서 토론자들이 '공감의 또 다른 얼굴, 혐오'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홍성수 교수, 김민정 교수, 이희수 교수, 한건수 교수, 황수정 아나운서./티앤씨재단 


[포쓰저널] 더 건강하고 따뜻한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혐오' 문제의 해법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한 재단법인 티앤씨(T&C)의 APOV(Another Point of View) 온라인 컨퍼런스 'Bias, by us'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티앤씨 재단은 2일부터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등 혐오에서 비롯된 비극적 세계사를 돌아보고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들여다봤다. 4일 사흘 일정의 마지막 세션으로 '공감의 또 다른 얼굴, 혐오'을 주제로 한 토론을 마련했다. 

황수정 아나운서의 사회로 한건수 교수(강원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김민정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홍성수 교수(숙명여대 법학부)가 참여해 현대 사회가 혐오 문제를 생각해야 하는 이유와 미래세대를 위한 공감 교육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질병이나 재난같은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해 사회·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하게 되면 사람들은 답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기존에 자신이 가진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만 수용해 확증하고 합리화하며 답을 쉽게 찾는 경향이 있다. 경험과 편견에 부합해 빨리 결론을 내리려 한다.

쉽게, 빨리 답을 찾으려는 성향은 희생양이 될 혐오의 대상을 쉽게 찾아 분노하게 한다. 정치인과 언론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혐오를 부추기고 집단화시킨다.

사람들은 사회 변화를 위해 저항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은 있으면서도 판단하기 전에 분노와 적개심으로 가득 차 있다. 사회적 공분과 혐오를 구분하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희생양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IMF 이후 지속된 저성장 국면에서 코로나 출현으로 위기 상황을 맞닥뜨린 한국의 현재 모습이다. 

혐오가 팽배해 집단화되고 있는 위기의 한국 사회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사회적 공분과 혐오의 대상을 구분하고, 분노하는 대상에 대해 성찰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러한 문화는 교육이 만들 수 있다.

티앤씨재단의 APOV 컨퍼런스 'Bias, by us'의 4일 마지막 세션에서 '공감의 또 다른 얼굴, 혐오'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는 김민정 교수(왼쪽), 한건수 교수./티앤씨재단


한건수 교수는 “미국의 이란에 대한 혐오 정책의 배경은 1979년 이란혁명 이후 세계적 대국인 미국의 대사관이 444일 동안 점거당하면서 느낀 모멸감에 대한 기억”이라며 “모멸감과 자기 존재에 대한 부정이 어마어마한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나 일상생활에서 함부로 내뱉는 모욕적인 언사, 막말이 부메랑이 돼 엄청난 뇌관으로 혐오의 뿌리가 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혐오적 발언에 대한 성찰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혐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는 차이를 존중하는 것만큼  나와 다른 저 사람이 나와 많은 것을 공유하고 나누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홍성수 교수는 “혐오의 원인이 되는 사회·경제적 문제, 개인들의 불만에는 정당한 부분도 있다”며 “혐오로 가면 안된다고 얘기하는 것과 함께 정당화되기 어려운 혐오가 어디까지인지 구분하고, 혐오에 반대하는 것 못지않게 사회경제적 위기를 해결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또 “어떤 교육 환경을 조성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교실에서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구성도 혐오 확산을 막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다양한 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민정 교수는 인터넷상 가짜뉴스에 대해 사람들이 팩트는 궁금해하지 않고 허위 정보를 그대로 믿는 성향을 스탠포드대 학생들의 실험을 통한 ‘확증편향’으로 설명하면서 미디어와 플랫폼의 역할을 주문했다. 

사형제도에 대해 찬반 의견이 갈린 스탠포드대 학생들에게 사형제도가 범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없다의 상반된 두 연구 결과를 보여주자 연구가 조작된 것임에도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학생들은 효과가 있다는 연구를 훌륭하다고 하고 효과가 없다는 연구는 평가절하했다.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반대의 현상을 보였다.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는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만 수용하고 기존의 신념을 확증하는 경향이다. 

티앤씨재단의 APOV 컨퍼런스 'Bias, by us'의 4일 마지막 세션에서 '공감의 또 다른 얼굴, 혐오'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는 홍성수 교수(왼쪽), 이희수 교수.


김 교수는 “개인화된 미디어서비스가 발달하면서 개인의 취향에 맞는 정보만을 서비스한다”며 “뉴스를 그런 식으로 소비하다보면 확증편향이 강화될 수 밖에 없고 어르신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가짜뉴스를 받고 TV뉴스를 안믿는 것도 확증편향의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상황에 따라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정집단에 대해 일반화와 편견을 강화시키는 미디어의 발언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며 미디어는 혐오표현에 대한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또 “네이버나 카카오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혐오표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도록 캠페인도 하고 인터넥속 혐오표현의 제재를 통해 사회문화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희수 교수는 혐오의 원인으로 ‘고정관념’을 지목했다. “예맨 난민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난민의 절박함을 아무리 설명해도 ‘이슬람이쟎아요’라는 말로 모든 가치를 부정할 때 너무 큰 절망감을 느꼈다”며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의 화석화, 편견의 일상화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심각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티앤씨 재단은 이번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공감 사회 프로젝트들을 APOV라는 이름으로 다양하게 시도해 나갈 계획이다. 'Bias, by us'의 전체 강연은 10월 마지막 주 유튜브에 공개된다. APOV 전시회 '너와 내가 만든 세상'전도 함께 진행된다.  

티앤씨 재단은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 균형잡힌 인재 양성을 통해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자 2017년 설립된 공익 재단법인이다. 법인명은 설립자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희영이사장의 영문 이름(클로에) 이니셜에서 따왔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