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소연평도 실종 공무원, 월북한 것으로 판단"

당시 북측 통신감청 자료 근거한듯
"북측, 이씨 신상정보 자세히 파악"
"이씨 도박빚 등 부채 3억3천만원"

강민규 기자 승인 2020.09.29 11:00 | 최종 수정 2020.09.29 11:19 의견 0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공무원 이모씨가 근무하던 어업지도선에 남겨놓은 신분증./연합뉴스


[포쓰저널] 해양경찰청이 소연평도 인근 서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 이모(47)씨가 월북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은 29일 인천시 연수구 해경청사에서 이씨 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국방부 방문 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이같이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해경은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이씨가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국방부가 해경에 전달한 자료는 사고 당시 북측의 통신 내역을 감청한 SI(특수정보)로 추측되고 있다.

해경은 이씨가 발견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의지하고 있었던 점, 북측이 이씨의 이름, 나이, 고향 등 신상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던 점도 이씨의 월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은 이씨가 도박 빚 2억6800만원을 비롯해 총 3억3000만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21일 오전 11시30분 경 근무중이던 해양수상부 소속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에서 이탈한 것이 발견됐다. 

이후 22일 오후 9시40분경 북한군이 이씨로 추정되는 대상에 총격을 가한 것이 확인됐고, 곧이어 동일 지점에서 불꽃이 포착됐다.

다음은 이날 해경의 브리핑 발표문 전문.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어업지도공무원 관련 수사 진행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브리핑에 앞서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해경은 지난 24일 언론 브리핑 이후 실종 경위를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단순 실족 사고, 극단적 선택 기도, 월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어업지도선 현장 조사, 폐쇄회로(CC)TV 녹화영상 분석, 실종자 주변인 및 금융 관계 조사, 실종자 이동 관련 표류 예측 분석, 국방부 방문을 통한 사실 관계 확인 등 다각적으로 진행해왔습니다. 우선 어제 해경 수사관들이 국방부를 방문해 확인한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사실, 둘째,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본인의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던 사실, 셋째, 실종자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 등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수사팀은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단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기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어업지도선 실황 조사와 주변 조사 등에 대한 수사 진행 사항입니다. 어업지도선 현장 조사와 동료 진술 등을 통해 선미 갑판에 남겨진 슬리퍼는 실종자의 것으로 확인되며 국과수에서 유전자 감식 중입니다.

선내 CCTV는 고장으로 실종 전날인 9월 20일 오전 8시 2분까지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고, 저장된 동영상 731개를 분석한 결과 실종자와 관련된 중요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정밀 감식을 위해 CCTV 하드디스크 원본 등을 국과수에 제출했으며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실종자의 북측 해역 이동과 관련한 표류 예측 분석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실종 당시 조석, 조류 등을 고려해 볼 때 단순 표류일 경우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표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표류 예측 결과와 실종자가 실제 발견된 위치와는 상당한 거리 차이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인위적인 노력 없이 실제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경 수사팀은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북측에서 실종자의 인적 사항을 소상히 알고 있었으며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실종자가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표규 예측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항과 현재 진행 중인 CCTV 감식, 인터넷 포털 기록과 주변인 추가 조사 그리고 필요 시 국방부의 추가 협조를 받아 수사를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실종된 이씨가 근무하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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