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11월3일 대선 전 인준 청문회 등 속전속결 처리 태세
민주당, 트럼프 대선 불복 시나리오 가능성 염두 "총력 저지"
배럿, 낙태 등 반대...취임 땐 대법원 6대3으로 보수 절대우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제7 연방고등법원 판사가 이날 백악관에 열린 지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포쓰저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48) 제7 연방고등법원 판사를 26일(현지시간) 지명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 대법관 후보자로 배럿을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배럿 판사가 상원 인사청문회 등 인준 절차를 통과하면 미국 연방대법관 이념 성향 판도는 6대 3으로 보수쪽으로 완전히 기울게 된다.

앞으로 낙태, 총기 소유, 의료보험, 성소수자 등 미국의 쟁점 관련 소송에서 보수적 판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 공화당은 11월3일 대통령 선거 투표일 전에 배럿 판사의 청문회 등 인준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명 회견에서 “미국에서 가장 뛰어나고 타고난 법의식을 가진 대법관 후보로 지명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에이미 코니 배럿은 비교할 수 없는 성취와 훌륭한 자격, 그리고 헌법에 대한 확고한 충성심을 갖춘 여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몇년간 대법원이 내놓을 판결들이 (총기 소유 권리를 보장한) 우리의 수정헌법 2조, 종교적 자유, 공공의 안전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의원들과 언론은 (배럿에 대해) 개인적이거나 당파적 공격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배럿은 지명 수락연설에서 트럼프에게 감사를 표하며 “나는 미국을 사랑하고, 미국의 헌법을 사랑한다”고 했다. 

배럿은 연방대법원이 보수화될 것이라는 우려을 의식한 듯 "판사는 쓰여진대로 법을 적용해야지,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판사는 자신의 정책적 관점을 옆으로 밀어두는 데 단호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11월3일 대선과 맞물려 배럿에 대한 검증 및 상원 인준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한 후보가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후임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유족도 그가 사망 전날 외손녀에게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는 나의 후임이 정해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 "미국 국민이 차기 대통령과 의회를 선택할 때까지 상원이 대법관 공석을 메우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상원의 인준 절차 중단을 촉구했다. 

바이든은 "배럿 판사는 오바마케어 관련 건강보험개혁법에 손을 들어준 법원의 판결에 반대한 법관"이라며 주요 공공정책의 폐기 우려도 제기했다.

민주당은 11월3일 대선일에 상원 의원 3분의 1도 재선출하는 점을 들어 임기종료를 코앞에 둔 상원의원들이 대법관 인준을 진행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않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민주당이 배럿 판사 조기 인준에 극구 반대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3일 선거에서 바이든에 패배할 경우 우편투표 부정 등을 이유로 연방 대법원에 선거무효 소송 등 제기하고 보수화된 대법원이 이를 압도적으로 수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이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주의 성향이 깊은 판사를 임명함으로써 선거철에 인사를 두고 미국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분쟁이 촉발됐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의 반발에도 배럿 판사에 대한 미 상원의 인준이 저지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하다.

상원의 의석분포는  공화당 53석, 민주당 및 무소속 47석이다.

공화당은 의석 우위를 앞세워 11월 3일 대선 전까지 인준 투표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공화당 소속 상원 의원 2명이 대선 전 연방 대법관 인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지만, 이들을 제외해도 공화당이 과반을 넘길 수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공화당은 10월 12일 배럿의 발언을 시작으로 인준 절차에 착수해 13∼15일 청문회를 진행하고 10월 마지막 주에는 인준 표결에 들어간다는 잠정 계획을 세웠다.

배럿 판사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낙태에 반대하는 등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로스쿨도 인디애나 주 노터데임에 있는 가톨릭 계열 사립 종합대인 노터데임대학교에서 이수했다. 그는 졸업 후 이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한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브랫 캐버노 판사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할 때 마지막까지 후보군에 있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제7 연방고등법원 판사가 이날 백악관에 열린 지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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