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대 약점 정면 반격..."문제 이메일 그대로 있다"
ITC에 관련 의견서 전달...10월4일 최종 판결 예정
LG화학 "미 당국 관련 의견 1~2주 내 나온다" 여유

자료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그동안 최대 허물로 꼽혔던 증거인멸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10월 4일로 예정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은 11일 입장문을 내어 자사가 LG화학의 기술을 탈취하고, 소송 과정에서 문서를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는 주장에 대해 모두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ITC에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11월 ITC에 증거개시절차(discovery)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포착됐다며 제재를 ITC에 요청했고, ITC는 올 2월 LG화학의 주장을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ITC가 당시 공개한 SK이노베이션 내부 이메일에는 LG화학으로 추정되는 L사와 관련된 자료들을 공용웹하드(팀룸)에서 삭제하라는 지시가 담겨있다. 해당 이메일은 2018년 작성됐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9년 7월부터 팀룸에 들어있는 총 74건의 LG 관련 파일을 삭제했다며 관련 증거를 ITC에 제출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자사가 증거인멸을 위해 삭제했다고 주장하는 74건중 71건은 삭제되지 않았고, 삭제된 3건 역시 데이터값 자료로 정리해 보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사 측 포렌식 전문가의 분석 결과 LG화학이 삭제했다다고 주장한 주요 문서들은 한 건도 빠짐없이 정상적으로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백업 파일을 포렌식 목적으로 LG화학에 제공했는데도 LG화학이 팩트를 왜곡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ITC에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의 대상인 '994특허'가 자사의 선행기술을 모방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LG화학의 주장 역시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LG화학은) 994특허 출원 당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특허침해 소송제기 당시에다 몰랐다가 수개월 이상 지난 후에 유사성을 가진 제품을 들고 나왔다”고 했다.

또  “LG화학은 이번 분쟁이 시작된 이후 '세상 모두가 요구하는 실체적 진실'은 내 놓지 못하면서 억지·왜곡 주장으로 국민들과 언론, 시장을 눈속임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든다”고 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입장에 대해 “대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다만, ITC에 본인들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당사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진 것처럼 오도하지 말아야 한다. 조만간 ITC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의 공식 의견도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OUII는 ITC 산하 조직으로, ITC가 진행하는 소송 안건에 대한 의견을 낸다. 

LG화학에 따르면 OUII의 공식의견은 1주~2주안에 나올것으로 예상된다.

ITC의 이 건에 대한 최종 판결은 10월5일로 예정돼 있다. 

/자료사진=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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