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12월 물적분할 후 내년 상장.."10조 이상 조달"
'LG에너지솔루션' 100% 자회사로.."기업가치 50조 전망"
단기적으론 LG화학 주가하락, 개인주주 반발 등 변수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6월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과 구 회장은 LG화학의 핵심 생산기지인 오창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전기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포쓰저널] 세계 1위인 LG 배터리 사업의 '퀀텀 점프'가 시작됐다. LG화학 배터리 사업을 분사,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며 배터리 사업의 본격적인 육성에 나섰다. 

LG화학은 17일 이사회를 개최해 2차 전지(배터리) 사업부를 떼내 100% 자회사로 두는 물적 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분할 기일은 12월 1일, 신설법인명은 가칭 'LG에너지솔루션'이다.

구광모 회장이 주요 계열사 사업 구조 재편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분사 뒤 신설법인을 상장시켜 자금을 확보한 후 대대적인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신주 발행으로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은 신설법인을 2024년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설법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LG 측은 이번 분할 배경에 대해 "전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사업 특성에 맞는 신속·유연·독립적 의사 결정과 조직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경영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배터리 사업의 실적 및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줄곧 적자를 이어오던 LG화학은 2분기 배터리 사업에서만 사상 최대인 155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테슬라, BMW, 벤츠,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주문도 밀려들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만 수주잔고 15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대규모 투자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태다.

급변하는 시장 대응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 및 유연한 조직 운영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분할 배경 중 하나다.

LG화학은 신설법인을 배터리 소재, 셀, 팩 제조 및 판매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Lifetime)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E-플랫폼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부문에도 적기에 필요한 투자를 집중해 배터리 사업과 함께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글로벌 톱5 화학회사’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올해 1∼7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SNE리서치)에서 25.1%를 차지, 중국 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을 제치며 1위를 기록했다.

LG화학은 200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연구·개발에 착수한 이후 매년 투자를 확대했다. 지난해 전체 R&D 투자 중 배터리 분야 투자만 30%, 시설 투자 금액은 4조원에 육박했다.

LG화학은 올해 말까지 총 배터리 생산 능력을 100GWh(기가와트시) 이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1회 충전 시 380㎞를 주행할 수 있는 순수 전기차 16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2023년까지는 20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IPO(기업공개)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문의 기업 가치가 5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 분사를 장기적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

다만, LG화학의 배터리 성장성에 베팅했던 일반 투자자들은 주식 가치 희석을 우려하며 인적분할인 아닌 물적분할 방식의 이번 분사에 반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피해를 막아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상장 과정에서 신주를 추가하게 되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LG화학의 지분율은 낮아지게 되고 기존 주주 몫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LG화학 주식을 팔고 LG에너지솔루션으로 수급이 쏠릴 수도 있다.

이같은 우려로 LG화학의 17일 종가는 64만5000원으로 15일 72만6000원에서 이틀새 11%나 하락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 확정 여부 내달 30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결론난다. LG화학의 최대주주는 ㈜LG로 6월 기준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33.34%를 확보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8월 말 기준 10.51%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54.33%다.

 

■LG화학 2차전지 사업연혁

- 1995년, 리튬이온전지 개발 시작

- 1997년, 파일럿 생산라인 완공 및 시제품 생산
 
- 1998년, 국내최초 리튬이온전지 상업화 및 대량생산체제 구축(50만셀/월)
           
- 1999년, 청주공장 월 1백만셀 리튬이온전지 생산공장 완공

- 2000년, IR52장영실상(99년도) 대통령상 수상

- 2000년, 전기자동차용 중대형 2차전지 개발 본격 착수
           미국에 연구법인 LGCPI (LG Chem Power Incorporate) 설립

- 2001년, 노트북용 2200mAh 원통형 리튬이온전지 세계 최초 출시

- 2002~03년, 미국 "Pikes Peak International Auto Rally" 에서
              LG화학 리튬전지 탑재한 전기자동차 2년 연속 우승

- 2004년, 청주공장에 LEV(Light Electric Vehicle)용 전지 최초 양산             

- 2007년, 세계 최초 삼성분계 *NCM 배터리 양산
* NCM 배터리: 배터리 양극재가 니켈, 코발트, 망간 3성분으로 이뤄진 배터리

- 2007년, 노트북용 2600mAh 원통형 리튬이온전지 세계 최초 출시

- 2007년, 현대 HEV(아반떼)용 배터리 공급업체 선정

- 2009년, GM Volt 용 배터리 공급업체 선정 

- 2009년, 프로스트 & 설리번 선정 “올해의 2차전지 기업상” 수상

- 2009년, 충북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

- 2010년,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

- 2011년, 충북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

- 2012년,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

- 2013년, 네비건트리서치 선정“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평가 세계1위”

- 2014년,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1공장 기공

- 2015년,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1공장 준공

- 2015년, 네비건트리서치 선정“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평가 세계1위”

- 2016년, 유럽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

- 2018년, 유럽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

- 2018년,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2공장 기공

- 2019년,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전기차배터리 JV 설립 계약 체결

- 2019년,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2공장 준공

- 2020년, 배터리 사업 분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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