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자자 순매수 1위 테슬라 이달들어 33% 급락
기술주 '거품론'...애플, 엔비디아 등도 15%이상 하락
'빚 투자' 어쩌나...증권사 신용공여 증가율 20대 최고

테슬라 최근 1년간 주가 추이./cnbc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뉴욕증시 우량 기술주에 몰렸던 '서학개미'들에 비상이 걸렸다.

뉴욕증시에 몰렸던 한국인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테슬라와 애플, 엔비디아 등이 최근 급락세로 돌아선 탓이다. 특히 테슬라 주가는 최근 최고가 대비 3분의 1이 빠진 상태다.

9일 CNBC 등에 따르면 전기차 메이커인 테슬라 주가는 8월31일 498.32달러로 사상 최고점을 찍은 이후 급락세로 돌아서 현재 330.21달러로 떨어진 상태다. 불과 7거래일만에  주가가 33.71% 빠지며 시총의 3분의 1이 날아간 셈이다.

테슬라는 서학개미들이 최근 가장 많이 산 주식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뉴욕증시에서 순매수한 테슬라 주식은 총 15억4798만3682달러(약 1조8419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4억7011만2275달러(약 5592억 9257만원)어치 순매수했다.

테슬라 주가 정점을 찍은 1일 이후 서학개미들의 매입 규모는 증가세를 보였다. 

7월 7억6148만8426달러에서 8월 3억1398만2223달러로 줄었다가 이달 들어선 9일까지 4억7251만2980달러로 순매수 규모가 다시 늘었다.

8월 31일 5분의 1 액면분할이 발표되고 주가가 치솟자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다시 몰린 것이다.

테슬라 이외에 서학개미들의 뉴욕증시 순매수 상위 종목들도 줄줄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하반기 최다 순매수 종목은 테슬라에 이어 ▲애플 7억2571만8949달러 ▲엔비디아 5억3802만760달러 ▲아마존 4억6876만8466달러 순이다.

애플 주가는 1일 134.18달러로 사상최고점을 찍은 이후 9일 종가기준 112.82달러로 급락했다. 이 기간 하락률은 15.92%다.

엔비디아도 2일 573.86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한뒤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는 16.61% 빠진 478.52달러로 내려와 있다. 

아마존 역시 2일 3531.45달러로 신기록을 경신한 뒤 미끄러지기 시작해 현재는 정점에서 10.8% 빠진 3149.84달러에 머물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은 테슬라의 경우 월스트리트에서는 ‘거품론’과 함께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트레이너 뉴컨스트럭츠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현재 주가와 가치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며 “주당 500달러가 아닌 50달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의 주가 폭등은 사상 최대 거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로 만든 집처럼 곧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테슬라를 비롯한 대형 IT종목들에 대한 콜옵션(매수 권리)을 40억달러 가량 매입해 기술주 거품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로 인해 테슬라 거품론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 등 미국 주식에 몰린 서학개미 중 상당수가 20대로 추정되는 점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증권사 6곳의 신용공여 잔액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한 20대 증가율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6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로부터 신용융자를 받거나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린 ‘신용공여 잔액’은 15조6616억원이다. 지난해 말(13조212억원)보다 2조6404억원(20.3%)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의 신용공여 잔액 증가세가 가장 컸다. 2017년 3100억원대에서 6월 말에는 7200억원대로 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33.2% 증가했다.

20대 신용공여 채무자 수도 이 기간 4100명에서 1만922명으로 약 2.6배로 늘었다. 올해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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