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밥그릇 파업' 고집하는 의사들...의료계서도 "비윤리적"

정세균 회동후에도 최대집 "파업계획은 유효"
"의사들 생떼에 밀리면 안된다" 국민청원 빗발
인의협 "의대증원 이유 진료거부는 비윤리적"

김지훈 승인 2020.08.24 19:42 의견 3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인턴과 레지던트들이 23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에서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의사 가운을 벗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의대정원 확대 등 정책을 놓고 정부와 대립하며 파업을 강행한 의사들을 향한 날선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최근 벌어진 의사들의 파업 사태에 대해 협상을 하고자 만났으나 별다른 소득없이 끝났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면담 후 “복지부와 의협 실무진 간에 구체적 내용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면서도 “아직은 견해차가 좁혀진 게 없다”고 총파업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에 이어 전임의까지 이날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면서 곳곳에서 진료와 수술 등에 차질이 발생했다. 예약했던 날짜에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전공의 파업 등 인력 부족으로 응급하지 않은 수술 10건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500여명 중 상당수가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해 21일부터 순차적 파업에 돌입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날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대정부 협상을 거쳤음에도 병동, 응급실, 중환자실 복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전협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전공의 코로나 자원봉사단’을 꾸려 코로나19 대응 관련 공문을 받은 병원, 지방자치단체, 보건소 등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병원 전공의 대표와 협의해 인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대응에 국한된 선별진료 등에만 참여하고 일반 수술 등은 계속 거부하면서 파업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정부에서 의료정책을 철회하거나 전면 재논의할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정부의 입장이 변할 때까지 복귀하지 않고 단체행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의사들의 면허 재취득 금지, 면허 박탈 등을 요청하며 의사들을 비난하는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하고 집단 휴학을 강행한 의대생들에 대해 특별 재접수 등으로 추후 구제를 하지 말라는 취지의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은 오후 7시 15분 기준 17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해당 청원 작성자는 “의대생들이 투쟁 방법 중 하나로 ‘덕분이라며 챌린지’라는 자신들만의 손동작으로 덕분에 챌린지를 조롱하고 있다”며 “덕분에 챌린지는 의사뿐 아니라 코로나 대응에 혼심의 힘을 기울여주신 모든 분들에 대한 국민들의 감사의 인사였는데, 오로지 의사들에 대한 것인 양 착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시험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투쟁의 수단이 될 수 있는 집단은 없다”며 “나라에서 어떤 식으로든 구제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단체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생각대로 추후 구제로 의사면허를 받게 된다면 그들은 국가 방역 절체절명의 순간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총파업을 기획하고 있는 현 전공의들보다 더한 집단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집단 파업에 들어간 의사들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법정 대응을 촉구하는 국민청원도 이어지고 있다.

본인을 의료계 인력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강행하는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통해 “2차 코로나 대유행의 위기를 맞닥뜨린 엄중한 시기에 의사들이 환자의 곁을 지키지 않고 총파업을 선언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의대정원 증원은 의협의 주장대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넘쳐나는 환자들 앞에서 당장 그 해결책이 그렇게 중요하냐”며 “의사들의 수술, 진료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들보다 당장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익이 더 크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협은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정부와 거래를 하고 있다. 의료계는 의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보조원, 이송원, 원무과 직원을 포함한 병원 내 모든 직원들, 경호원들도 포함된다”며 “의사들이 본인들의 이익만을 위해 파업을 강행해 다른 의료계 인력들이 굉장한 소진을 겪고 있다. 이대로는 다른 인력들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18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운학생협회(의대협)는 내부 회의를 거쳐 9월 1일로 예정된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 거부 및 집단 휴학을 의결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본과 4학년 응시자 대표자들은 이미 접수를 취소한 상태다.

26일에는 의사들의 총파업이 예정돼있어 진료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의협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등의 정부 정책의 전면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의사들이 '밥그룻 챙기기' 성격의 파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선 일반 시민뿐아니라 의료계 내부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는 이날 성명을 내어 코로나19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의과대학 증원 반대를 이유로 진료 거부를 하는 건 비윤리적 행태라며 의사들의 즉각적인 파업 중단을 요구했다.

인의협은 성명에서 "이런 시점에서도 계속되는 의사파업은 말 그대로 환자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이미 일부 병원은 응급실 중환자를 받지 못한다고 선언했고, 위중한 환자가 예정된 수술을 받지 못했으며, 코로나19 검사를 축소하는 병원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진행한다는 의사 파업은 명분과 정당성이 없다"며 "3058명에서 3458명으로 10% 남짓 의대정원을 늘린다는 것 때문에 의사들이 이 시기에 진료거부를 선택하는 것은 시민들 눈에 납득하기 어려운 비윤리적 행위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의협은 국내 의사수가 부족하지 않다는 의협 측 주장에 대해선 "의사협회 지도부의 주장과 달리 한국의 인구 당 의사 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65.7%, 의대 졸업자 수는 58%에 불과하다"며 "의사증가율이 높다는 것은 과학적 주장이 아니다. 과거 특정 시점 한국 의사 수가 매우 적을 때 분모가 작아 높았을 뿐 현재는 감소해 OECD 평균과 유사하다. 반면 외국은 의대 정원이 크게 늘며 증가율이 유지되는 추세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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