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직무전환 스트레스와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
사측 "직장 동료들 조사 실시...괴롭힘은 사실무근"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19일 오전 서울 금천구 하이텔레서비스 본사 앞에서 하이텔레서비스 노동자 사망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금속노조.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LG전자 자회사 하이텔레서비스 소속 노동자가 3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을 두고 노조와 사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동조합은 고인이 직무전환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 왔다고 주장한다.

회사는 자체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19일 오전 서울시 금천구 하이텔레서비스 본사 앞에서 ‘하이텔레서비스 고(故)임균택 엔지니어 사망사건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사망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노조는 “고인은 LG전자의 자회사인 하이텔레서비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노동자였다. 출장 수리 엔지니어(기술직)에서 상담직으로 직무 전환 후 고객의 상담 요청에 응했던 고인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직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원래 직무인 엔지니어로 직무전환을 요청하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인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그 날에도 회사의 관리자는 고인을 업무적으로 압박한 사실이 확인됐다. 2019년 4월 금속노조에 가입한 후 이에 대한 관리자들의 압박도 있었다”며 “결국 직무 스트레스, 직장 내 괴롭힘, 금속노조 가입에 대한 압박이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억울한 가족의 죽음에 유가족이 나서 고인의 사망에 대해 진상을 밝혀줄 것을 회사 측에 호소했다. 하지만 회사는 단 한 차례 실무자의 형식적 면담을 한 뒤로는 고인의 업무환경에 대한 자료요청 등 진상규명을 위한 일체의 협조를 명시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족과 노조는 회사 측에 ▲고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밝히기 위한 진상규명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 ▲고인의 사망에 대한 산업재해 신청에 적극 협조하고 고인의 사망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것임을 인정할 것 ▲사망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과 노조에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노조와 합의해 시행할 것 등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고인의 사망에 관한 노조 측의 진상규명 요구에 대해 협조를 거부한 바가 없으며,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결과를 노조 측에 공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이텔레서비스 관계자는 “고인과 함께 근무한 평택 CIC2팀과 광주서비스 소속 총 11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고인의 생전에 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있었는지,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했다”며 “조사 결과 고인에 대해 생전에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의 직무 전환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운전면허 말소로 출장 엔지니어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해 콜센터 직무로 발령 조치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결과 사망일에 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은 발생하지 않았고 회사나 회사 소속 인원이 고인에 대해 노조가입을 이유로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볼만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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