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경기 안산점에 이어 대전 탄방점 매각...노조 "고용 불안 높아져"
노·사 11일 오전 11시 대표교섭

홈플러스 경기 안산점 매각을 비판하며 주재현 위원장(왼쪽에서 3번째)이 항의하고 있다./사진=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사측의 일방적 지점 매각과 임금·단체협약 교섭 불성실성에 항의해 사흘의 황금연휴(8월15~17일)를 앞두고 파업에 돌입한다.

다만 11일 오전 11시로 예정된 사측과의 교섭에서 의미있는 대화가 이뤄질 경우 언제든지 파업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노조)는 14~16일 중 이틀을 선택해 전국에서 경고파업에 돌입한다고 이날 밝혔다.

서울지역에서는 20개 매장 중 강동, 강서, 금천, 동대문, 남현, 상봉, 신내, 영등포, 월곡, 합정, 경기하남 등 11개 매장에서 파업이 시행된다. 전국 80여개 홈플러스 매장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한다. 노조는 파업 참가 인원을 약 500여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 노조 “밀실매각으로 대량 실업 우려” vs 사측 “인력 구조조정 없다”

노조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매장 수익 대신 지점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으로 부동산 개발이익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사측이 매각을 추진한다고 알려졌던 경기 안산점, 대구점, 대전 둔산점 등 3개 지점 외에 대전탄방점을 매각한 것과 관련해 ‘무차별 밀실 매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7월17일 안산점에 이어 24일 대전탄방점 매각을 확정했다.

노조는 “코로나19 위기에 고용유지를 위해 적자 매장이라도 운영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흑자매장까지 매각해 폐점하는 것은 고용을 지켜야 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특히 안산점은 홈플러스 140개 전체 하이퍼(대형)매장 중에서도 (매출 순위) 탑클래스 매장이다. (안산점 매각은) 아무런 명분도 실익도 없는 MBK의 이윤추구가 목적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회사가 탄방점 외에도 세일즈 앤드 리스백'(S&L·매각 후 재임차)으로 운영 중인 지점을 포함해 다수의 지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MBK가 S&L 매장을 일정 계약 기간이 지난 후에 사업장을 재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해 되사고, 해당 부지를 매각 후 개발해 부동산 개발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이 탄방점 매각 사실이 알려진 후 눈에 띄게 고용불안을 토로하고 있다”며 “매각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다른 지점들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 각 지회 조합원들이 자기 지점의 매각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지점 매각은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사는 위기 경영 타개를 위해 다양한 경영전략을 검토 하고 있다.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없이 함께 하겠다는 고용안정 보장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노조 측에서 오히려 ‘대량실업 양산한다’고 주장하며 직원들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 이해 되지 않는다”했다.

이어 “최근 과거 까르푸 소속 시절 매각한 점포와 S&L으로 운영중인 점포까지 매각될 것이라는 거짓 정보로 직원들을 불안하게 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사측 “매년 임단협 기간 ‘기-승-전-매각’ 프레임”

홈플러스 사측은 노조가 매년 임단협 기간 ‘기-승-전-매각’ 프레임과 함께 의례적으로 파업을 진행해 왔다며 비판한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는 지난 파업 찬반투표에서도 79.8%의 찬성만 얻었다. 이는 역대 최악의 찬성률”이라며 “‘이 시국에 파업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조합원들이 상당수 있다는 증거인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노조가 유통 기업에게 황금과도 같은 연휴기간에 경고 파업을 예고하는 것은 대다수의 홈플러스 직원과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그 피해를 떠 앉는 것”이라며 “교섭에서는 임금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회사의 지속 경영과 매출에는 관심 없다는 이율배반적인 행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회사 측이 임금 입장을 제시하지 않으며 불성실한 태도로 교섭에 임했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교섭을 회피하던 회사가 노조의 파업 예고가 알려진 후 7일 노조에 교섭에 나오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날 오전 11시 대표 교섭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 대표 교섭자는 한정희 인사부문장이다. 노조 측에서는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주재현 위원장과 홈플러스 일반노조 이종성 위원장이 교섭에 참석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교섭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교섭에 대한 상호 진정성이 확인되면 파업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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