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회장과 제주지사, 그리고 이승용 변호사의 죽음-그것이알고싶다

강민주 기자 승인 2020.08.08 15:36 의견 8
그것이알고싶다 '제주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SBS


[포쓰저널] SBS 그것이알고싶다(그알)가 8일 오후 방송에서 21년 전 제주시 노상에서 흉기 피살된 이승용(당시 44세) 변호사 살인사건의 실체를 다시한번 추적한다. 

그알은 6월27일 방송에서 이 변호사 살인사건 제1탄을 방송한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는 김모(54)씨가 자진해 인터뷰를 갖고 자신이 이 변호사 살인을 교사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자신을 과거 조직폭력배 ‘유탁파’ 조직원으로 소개한 김씨는 유탁파 두목의 지시를 받은 뒤 ‘갈매기’라 불린 부산출신 동갑내기 조직원 손모(2014년 사망)씨에게 이 변호사 살인을 청탁했으며 손씨는 실제로 살인을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제주지방경찰청은 재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씨가 유탁파 두목의 지시에 의해 손씨에게 범행을 교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이 변호사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김씨 주장과 달리 범행 지시가 이뤄진 1999년 10월 유탁파 두목 백모씨는 교도소에 복역 중이었다. 살인을 실행했다는 손씨는 1998년 8월 제주시 연동에서 강도사건으로 수배중이었다. 손씨는 이 변호사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를 두달 앞둔 2014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두목 백씨 역시 이미 사망했다. 그알 제보자 김씨의 인터뷰 내용을 확인할 당사자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김씨가 자신에게 살인교사를 청부한 사람에게 경고를 보내 금전적인 지원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그알 방송 제보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확실한 것은 김씨가 이 변호사 살인사건에 관여했으며 누군가 이 변호사 살인을 지시 또는 의뢰했다는 점이다. 

그알은 1탄 방송에서 이 변호사 살인사건이 1998년 진행된 제주도지사 선거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했다.

이 변호사는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였던 우근민 전 지사측으로 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제주시 애월읍 청년의 양심선언을 돕고 있었다. 해당 청년은 당시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검찰 조사를 앞두고 돌연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알 제작진은 당시 유탁파가 도지사 선거 등 지역 정치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이에 우근민 전 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청년을 알지 못하고 유탁파의 선거 개입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1998년 6월4일 치러진 제주도지사 선거에서는 우근민 후보가 무소속 신구범 후보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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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제작진은 1탄 방송 이후 두 달여 간의 추적 끝에 이 변호사 살인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는 또 다른 인물을 찾았다고 전했다.

제주 그린관광호텔 대표이사를 지낸 한모씨다. 그알 제보자 김씨는 이 변호사 피살 사건 5개월 전부터 그린관광호텔 내에 있던 싼타마리아 나이트클럽을 운영하고 있었다.

김씨는 한 회장의 도움으로 사업을 하고 있었고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던 상태였던 셈이다. 

그런데 그린관광호텔에 소유권 분쟁이 발생, 한 회장은 법원에 의해 해임되고 대신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선임됐는데 그가 바로 고 이승용 변호사였다.

그알 제작진은 제보자 김씨의 지인을 통해 그린관광호텔과 살인 의뢰인의 연관성에 대해 김씨가 언급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 회장도 미국에서 현지 지인에게 “제주도에서 호텔을 경영했었고, 사람 누구 죽이려고 칼로 뭐 쑤셨다”고 말했다는 전언이 나왔다.

그알 제작진과의 인터뷰에 응한 한 회장은  제작진이 묻기도 전에 그것이알고싶다 지난 방송을 얘기하며 이 변호사와 관련된 기억을 꺼내놓았다고 한다. 

한 회장은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그린관광호텔을 인수한 뒤 부도를 낸 뒤 경매를 통해 편법으로 다시 헐값에 사들이려는 속셈을 갖고 있었다. 

그는 이런 계획을 광주, 제주지역 조폭과 결탁해 실행에 옮겼으며 호텔을 기반으로 카지노까지 인수했다.

당시 카지노의 영업 허가권은 전적으로 제주 도지사의 관할이었다. 한 회장과 제주도지사, 이 변호사 살인 간에 모종의 접점이 발생하는 지점이다.
 
한 회장은 이 변호사의 죽음 직후 호텔 경매를 끝내기도 전 돌연 해외로 잠적해 버렸다.

검사출신인 이승용 변호사는 1999년 11월 5일 오전 6시 48분 제주시 제주북초등학교 북쪽 옛 체신아파트 입구 삼거리에서 흉기에 가슴과 배를 3차례 찔리고 왼쪽 팔꿈치 부분은 흉기에 관통당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SBS 그것이알고싶다 '제주 이변호사 살인사건' 8일 오후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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