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 주식거래' 혐의를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한국거래소가 바이오 업체 신라젠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재심의를 결정했다.

9월 있을 신라젠 임시 주주총회 이후에 경영개선 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결정짓기로 했다. 거래가 막힌 약 17만명의 소액주주들의 원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전날 신라젠에 대한 상장폐지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심의를 속개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인 향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신라젠의 경우 경영 투명성 등에 문제가 있는데, 향후 예정된 주주총회 안건에 경영진 교체 내용도 들어가 있다”며 “그런 내용들을 종합 평가해서 주총 이후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라젠에 대한 기심위 결정은 상장적격성 인정(주식 매매거래 재개), 개선기간 부야(주식거래 정지), 상장폐지 중 하나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들이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사기적 부정거래)과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상 횡령·배임 혐의로 잇따라 구속되면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주식거래는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5월 초 이후 정지된 상태다.

이후 신라젠은 9월 7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개정 및 이사 선임 등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지난달 말 공시했다.

2016년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신라젠은 2017년 하반기부터 ‘펙사벡’ 임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지난해 8월 펙사벡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순위 2위(9조8000억원)까지 올랐지만, 임상 중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은 기심위를 앞두고 낸 입장문에서 “특례 상장 기업에 우량기업 판단 기준으로 주권존재 여부를 결정한다면 이는 거래소의 착오이며 과도한 재량권 남용”이라며 “거래정지는 외부 투자자의 진입 유발 요인과 투자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사실상 상장폐지와 동일한 결정이다. 기심위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가 거래정지 결정을 내린다면 17만 개인주주는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한국거래소의 만행을 알리고 법적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신라젠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총 16만8778명이다. 전체 유통주식 중 86.8%를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신라젠 거래정지 사유는 코스닥 시장 상장 전에 일어난 전 경영진의 혐의'라고 주장하며 주식거래 재개를 요청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개인주주들은 무슨 죄냐, 억울하다”며 “힘없는 신라젠 주주들 그만 괴롭히고 거래를 재개하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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